| 바른미래ㆍ평화ㆍ정의당 반발
“기득권 욕심에 촛불 민심 거역”
여야정 상설협의체 참여도 거부
與, 野3당과 쟁점법안 협조해 와
향후 국회 운영 ‘가시밭길’ 예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6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합의하자 선거제 개혁 연계 처리 관철에 실패한 야3당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논의 참여도 당분간 거부하겠다며 강경 투쟁에 나서, 예산안 처리와 별개로 연말 정국이 얼어붙을 전망이다. 특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민주당과 한국당의 예산안-선거제 개혁 연계처리 합의 거부를 강력 규탄하며 이날 단식투쟁에 잇따라 돌입, 극심한 대치 국면이 이어지게 됐다.
바른미래당 김관영ㆍ민주평화당 장병완ㆍ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의 기득권 욕심이 정치개혁의 꿈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격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ㆍ여당을 향해 “문재인 정부가 촛불 민심을 거역하고서 정치개혁 거부의 길로 나아갔다”며 “민주당 스스로 촛불 혁명의 실패를 선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지금 이 순간, ‘더불어한국당’이 생겼는데 강력 투쟁해서 국민 뜻을 대변하겠다”고 힐난했다. 이들 3당은 당장 7일부터 공동규탄집회를 열겠다면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당 대표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와 이정미 대표는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양당이 선거제 개혁 합의를 거부하고 예산안 처리를 짬짜미로 합의했다”며 “선거제 개혁과 예산안 처리가 함께 갈 때까지 단식하고 그게 안 되면 저는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도 “선거제를 반드시 개혁하겠단 의지로 관철될 때까지 단식하겠다”고 밝혔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선거제 개혁을 해내라고 당부한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7일 청와대 앞 1인 시위도 예고했다.
야3당과의 ‘협치’가 파탄나면서 민주당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권력기관 개혁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직결된 개혁입법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바른미래당은 원내교섭단체 3당의 쟁점법안 대립에서 캐스팅보트 역을 해왔고, 평화당과 정의당은 범여권으로 분류돼 민주당의 우군으로 힘을 보태왔다. 때문에 청와대도 대치국면이 불편할 수밖에 없어 민주당이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 물밑 협상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방송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7일 예산안 상정 전이라도 선거제 합의와 관련한 협상을 계속 하자는 얘기는 했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 정치개혁특위 여야 3당 간사와 위원장이 '적어도 이 정도는 합의할 수 있겠다'라며 만든 합의문 초안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원칙으로 하고, 의원정수와 지역구 의원 선출방식은 정개특위 합의에 위임한다는 골자가 담겼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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