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박병대ㆍ고영한 구속영장 심사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박병대(가운데)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사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박병대(61)ㆍ고영한(63)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6일 오전 법정에 출석했다. 전직 대법관이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 것은 사법부 70년 역사상 처음이다.

오전 10시30분 심사를 앞두고 차례로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은 심경과 책임 소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박 전 대법관 심사는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고 전 대법관 심사는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각각 맡는다. 앞서 무작위 전산배당에선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배당됐지만, 이 부장판사가 연고관계를 이유로 회피 신청을 내 두 부장판사에게 재배당됐다.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관련 행정소송 △옛 통합진보당 소송 등 다수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2015년 한 부산고법 판사 비위 사실을 알고도 징계절차를 밟지 않는 식으로 사법행정권을 남용하고, 사법부에 비판적인 판사에 대해 허위정보로 인사불이익을 주는 식의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 받아 승인한 혐의도 있다. 앞서 구속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도 대부분의 혐의에서 공범으로 지목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고영한(가운데)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고 전 대법관도 △헌법재판소 내부 사건 정보수집 △정운호 게이트 수사 대응 △판사 사찰지시 등 혐의를 받는다. 2016년 문모 판사가 연루된 부산 지역 건설업자 뇌물 사건 당시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변론을 재개하라고 지시하는 등으로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의 혐의가 중대한 반헌법적 범행이고, 임 전 차장의 상급자로서 그 이상의 책임을 지우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두 전직 대법관들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구속의 필요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혐의가 방대한 만큼 심사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결과는 오후 늦게 또는 7일 오전쯤 나올 전망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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