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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CCTV 퇴출' 세계로 확산... 활기찾는 한국업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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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CCTV 퇴출' 세계로 확산... 활기찾는 한국업체들

입력
2018.12.05 18:26
수정
2018.12.06 14:0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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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한 폐쇄회로(CC)TV 업체에는 최근 미국 보안 업체들로부터 제품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보다 규모를 크게 늘린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주문도 체결했다. 국내에서 개발하고 제조해 미국에 납품해달라는 계약이다. 업체 관계자는 “기존 중국 업체 CCTV를 사용했거나 사용 예정이었던 미국 정부 기관들이 내년 8월부터 이를 못 쓰게 되면서, 그 시기에 맞춰 다른 나라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미국 쪽 발주가 최근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국산 통신 장비에 이어 CCTV에도 영상을 엿볼 수 있는 백도어(사용자 몰래 기기에 심어진 불법 시스템 변경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본보 8월 8일자 2면)이 미국에서도 확산하면서 정부 기관을 중심으로 중국제 CCTV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전세계 CCTV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한 중국 기업 제품의 빈자리를, 가격과 품질 면에서 중국제품과 대등한 경쟁을 벌이던 우리나라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8월 정부 기관에서 중국산 통신ㆍ영상 보안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2019년도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켰다. 백도어 등 보안 취약점이 숨겨져 있을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 직격탄은 법이 발효되는 내년 8월부터 세계 CCTV 및 IP카메라 업계 1, 2위인 하이크비전과 다후아(大華)가 맞게 됐다. 특히 중국 국유기업이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크비전은 저렴한 가격과 업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AI) 기술을 보유해, 미국 군부대와 경찰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 기관들은 부랴부랴 내년 8월 전까지 대체 제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CCTV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미국을 넘어 주변국으로도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CCTV보다 앞서 미국에서 사용을 금지한 중국산 통신장비의 경우, 미국이 호주와 이탈리아 독일 등 동맹국에도 사용 중지를 권고했다. 뉴질랜드 정보당국은 지난달 말 화웨이의 5G 장비를 금지했으며, 이달 4일(현지 시간) 영국 첩보 기관 M16의 수장 알렉스 영거는 공개 강연에서 “보안 우려가 있는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 CCTV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 미군이 파병된 미국 입장에서 통신 보안 다음은 영상 보안일 수밖에 없다”면서 “곧 미국에서 주변국에 중국산 CCTV와 관련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설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이런 움직임으로 국내 CCTV 업계에는 이미 활기가 돌고 있었다. 일본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중국 제품보다 신뢰도가 높은 국산 제품이 중국산 CCTV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디스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해외 유통업체와 시스템구축(SI)업체들의 ODM 계약 문의가 많이 늘어났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미국 정부의 수요 증가”라고 말했다. 세계 CCTV 업체 순위 5위인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기업간거래(B2B) 특성상 업계 분위기가 곧바로 매출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최근 해외 주요법인과 사무소, 본사에 제품과 솔루션에 대한 문의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 기회에 중국에 뒤처지고 있는 AI 기술 개발 관련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CCTV 제조사 부사장은 “13억명의 얼굴을 3초 내 인식한다고 알려진 중국의 AI 비전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국내 제조사들도 AI 기술 연구개발을 서둘러, 이 역전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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