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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강렬하지만 N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현대 벨로스터 N 퍼포먼스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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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강렬하지만 N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는 현대 벨로스터 N 퍼포먼스 패키지

입력
2018.12.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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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새로운 도전, 벨로스터 N과 함께 주행에 나섰다.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 벨로스터 N과 함께 주행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가 브랜드의 능력을 집약시켜 'N'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했다.

해외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는 i30를 기반으로 'N' 모델, 'i30 N'을 개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i30 N TCR 레이스카를 개발해 투어링 카 레이스 무대에 출전 중에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실패작'으로 불리던 벨로스터에 부여하며 벨로스터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며 그로기 상태였던 '고성능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전달했다.

그렇다면 과연 벨로스터 N은 어떤 가치를 갖고 있고 또 N 브랜드의 시작점으로서 어떤 가능성을 갖고 있을까?

벨로스터 N은 기본이 되는 벨로스터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바디킷과 부품 등을 더하며 체격에 대한 수치가 소소히 변화되었다. 실제 벨로스터 N은 4,265mm의 전장을 갖췄으며 전폭과 전고 역시 1,810mm와 1,395mm다. 낮은 전고가 스포티한 감성을 잘 드러낸다. 한편 휠베이스는 2,650mm이며 공차 중량은 1,410kg다.(*퍼포먼스 패키지 기준)

붉은 하이라이트를 두른 벨로스터 N

벨로스터 N의 외형은 기존 모델인 벨로스터에서 발전된 모습이다. 2세대 벨로스터 특유의 디자인과 실루엣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신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러가지 디자인 파츠를 더해 독특한 존재감을 완성했다.

먼저 전면의 경우에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바디킷을 둘렀다. 이는 전면은 물론 측면과 후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며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다. 여기에 N 엠블럼을 더한 와이드 타입의 프론트 그릴을 더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독창성을 의심하거나 표절을 언급하는 건 아니지만 벨로스터 N의 전면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닛산의 스포츠 디비전이나 튜닝 브랜드인 '니스모'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니스모의 차량들 역시 범퍼 끝 단을 이렇게 붉은색으로 처리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측면과 후면은 여느 벨로스터들과 큰 차이는 없다. 운전석 쪽은 쿠페 타입, 조수석 쪽은 해치백의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신 고성능 차량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기 위한 19인치 투톤 알로이 휠과 붉은색으로 칠한 브레이크 캘리퍼를 더했다.

이어 거대한 크기의 리어 스포일러를 탑재하고, 대구경 듀얼 머플러와 이에 호흡을 맞추는 리어 디퓨저 등을 통해 벨로스터 N이 어떤 드라이빙과 어떤 존재감을 과시하고 싶은지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추다

벨로스터 N의 실내 공간은 여트 벨로스터들과 큰 차이가 없다.

달라진 점이라고 해도 벨로스터 N을 상징하는 독특한 하늘색이 실내 공간에 더해진 정도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을 새롭게 다듬어 N 엠블럼을 새기고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와 다이내믹한 감성을 더할 수 있는 'N' 모드 버튼을 더해 고성능 차량의 존재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외의 요소, 그러니까 대시보드와 계기판, 센터페시아의 구성은 여느 벨로스터들과 다른 점이 없어 N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강하게 느껴지기 보다는 '튜닝이 된 현대차'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소재의 변화와 N의 감성을 조금 더 과감히 드러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여느 현대차처럼 다양하고 직관적인 기능들이 탑재되어 있다. 내비게이션이나 오디오 시스템도 사용하기 편하며 고성능 모델인 만큼 차량에 대한 다양한 기능 및 성능 등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다. 덕분에 벨로스터 N를 처음 보더라도 사용을 하고 다루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이드 볼륨을 크게 키워 스포티한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버킷 시트가 자리한 1열 공간은 체급에 맞는 공간을 제시한다. 많은 이들이 벨로스터 N의 시트와 시트 포지션 등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거론하는 편이지만 키가 크고 체격이 큰 입장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위치와 텔레스코픽의 범위 그리고 레그룸의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페달들의 크기 및 배치 또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다.

2열 공가는 차량의 체급 때문에 넉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1열 시트의 뒤를 열심히 파낸 편이라 어느 정도의 레그룸을 마련한것이 사실이다. 어느 정도의 성의가 느껴지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고 평할수 있는 정도다. 또 2열 시트 중앙에 컵홀더를 마련한 것도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적재 공간도 마찬가지다. 벨로스터 N은 기본 모델인 벨로스터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리 우수한 공간을 갖추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차량으로서는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큰 불편함, 혹은 아쉬움은 크지 않다.

N만을 위해 마련된 2.0L T-GDI 엔진

벨로스터 N의 보닛 아래에는 N 브랜드 전용으로 튜닝된 2.0L T-GDI 엔진이 자리한다. 과거 YF쏘나타 등에 사용되었던 271마력의 2.0L T-GDI 엔진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쨌든 이 엔진은 최고 출력 275마력과 36.0kg.m의 토크를 자랑한다.(퍼포먼스 패키지 기준)

여기에 6단 수동 변속기를 거쳐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해 역동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벨로스터 N은 리터 당 10.5km의 복합 연비를 갖췄으며 각각 9.5km/L와 11.9km/L의 도심 및 고속 연비를 갖췄다.

가능성과 아쉬움이 공존된 벨로스터 N의 드라이빙

벨로스터 N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았다. 스포츠 시트임이 명확히 느껴지지만 드라이빙 포지션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내심 아쉬웠다. 특히 만족스러운 시트에 비해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고 또한 텔레스코픽의 허용 범위가 짧아 체격에 따라 스티어링 휠이 너무 멀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승 내내 웅크린 듯 스티어링 휠을 쥐고 있어야 했다.

어쨌든 클러치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함께 밟고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시동과 함께  '고성능 모델'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강력한 사운드로 운전자를 환영한다. 클러치 페달에 올려진 왼발의 힘을 조심스럽게 떼고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며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수동 변속기 모델을 타는지라 긴장되었지만 벨로스터 N의 클러치 페달 조작감이나 수동 모델로서의 시동 유지 능력이 준수한 편이라 제법 쉽게 주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기민한게 반응하는 엔진과 제법 강한 출력이 더해졌다. 그러나 잠시 출력이 기대만큼 강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이에 스티어링 휠의 N 버튼을 눌러 N 모드를 활성화시킨 후 다시 한 번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아보았다.

이전보다 더 강렬한 사운드를 내며 노골적으로 고성능 모델임을 과시했지만 여전히 출력적인 부분에서는 제몫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후로도 여러번 가속을 해보았지만 제원 상의 275마력, 36.0kg.m의 토크는 쉽게 납득되지 않고 230마력 정도에 그치는 것 같아 다소 아쉬웠다.

대신 변속기 부분에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싶었다. 차량의 상태 문제일지 모르겠지만 일부 단수에서 투박한 체결함이 들었지만 기본적으로 변속기 조작의 느낌이 좋았고, 또 레브 매칭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변속 시의 만족감 또한 우수했다.

차량의 움직임은 스포츠 모델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겨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작은 차체라 기본적인 일체감이 좋은 건 당연하곘지만 스티어링 휠 조작에 대한 차량의 반응성이나 조향에 따른 피드백을 제법 매력적으로 연출한 것이다. 스포츠 모델인 만큼 조작의 무게감이 다소 느껴지는 건 사실이었지만 그 마저도 충분히 납득하고 용인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한편 이에 호흡을 맞추는 하체의 움직임이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노면이 급변할 때에는 정말 경차급의 승차감을 제시하며 얄미운 게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단한 하체 역시 한계가 깊은 편이라 연이은 조향에도 밸런스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았다.

물론 고개를 갸웃 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현대차는 그 동안 편의 및 기능성 부분에 있어서 여러 옵션을 대거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해왔다. 그리고 N의 경우에는 '그런 난잡한 부가적 옵션'이 드라이빙의 영역까지 침범해버린 것이다.

배기 사운드 역시 풍성하고 또 '팝콘 튀기는 소리'로 즐거움을 더하는 것도 있지만 과도할 정도로 작위적인 느낌이 들며 차량의 전반적인 움직임에 있어서도 순수한 하드웨어적인 재료로만 드라이빙을 구성하기 보다는 이런저런 양념을 더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벨로스터 N를 시승하며 자유로를 달려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86km/h 속도로 36분 동안 자유로 50.2km를 달렸다. 그 결과 벨로스터 N은 15.3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는데 체급이나 자동 변속기 등을 탑재한 2.0L 터보 엔진을 탑재한 스포츠 세단들(BMW 330i나 캐딜락 ATS 2.0T 등) 보다 다소 아쉬운 기록이라 생각되었다.

만족할 수 없지만 수긍할 수 있는 벨로스터 N

솔직히 말해 벨로스터 N를 시승하고 난 후 독자적인 브랜드의 모델로 언급하기엔 아쉬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겠지만 BMW M이라기 보다는 'M 스포츠 패키지'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랬을까? '랩타임은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알버트 비어만현대자동차 시험고성능차담당 사장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N 브랜드가 서스펜션과 에어로 파츠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설계하고 제작해야 하는 것이 아닌 '작은 변화와 더해지는 기능으로도 즐거운 드라이빙을 연출하는 것에 목적'이고 실제로도 그런 것이라면 벨로스터 N는 좋은 결과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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