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은 캐나다의 여성 대상 폭력 근절의 날이다. 남성 페미니스트들이 주도하는 화이트리본 캠페인도 있다. xaverian.ca

캐나다의 오늘(12월 6일)은 ‘여성에 대한 폭력 환기 및 근절을 위한 실천 기념일(National Day of Remembrance and Action on Violence Against Women)’이다. 1989년 12월 6일 일어난 ‘에콜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 학살’ 사건이 계기였다. 25세의 여성 혐오주의자 마르크 르팽(Marc Lepine)이 사냥총과 칼을 들고 퀘벡주 몬트리올의 저 대학에 들어가 강의실에 있던 여성 14명을 살해하고, 10명의 여성과 4명의 남성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퀘벡 출신인 르팽은 알제리 이민자였던 억압적 성차별주의자 아버지(사업가)와 캐나다인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부부는 르팽이 7세 때 이혼했고, 르팽과 여동생은 친척 손에 자라며 주말에만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20대가 되도록 그는 방황했다. 군에 입대하려다 좌절했고, 대학과 직장에서도 적응을 못해 여러 차례 진로를 바꾸곤 했다. 병원에서 일하다 근무 태만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그가 왜 극단적 여성 혐오주의자가 됐는지는 특정해서 말하기 힘들다. 다만 그는 자신의 불우를 여성, 특히 페미니스트들 탓이라 여겼다. 타깃을 에콜 폴리테크니크로 정한 까닭은 그가 두 차례 입학 원서를 냈다가 탈락한 이력 때문이었다. 그는 총으로 위협해 강의실 학생들을 남녀 따로 서게 한 뒤 여성들에게만 총을 난사한 뒤 자살했다.

캐나다 의회는 91년 여성을 상대로 한 만연한 폭력에 대해, 그 근절 방안에 대해, 온 국민이 고민하고 함께 실천하자는 취지로 저 날을 제정했다. 그해 11월에는 온타리오주의 페미니스트 남성들이 ‘화이트리본 캠페인’을 조직했다.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 근절 노력을 여성에게만 맡겨 두지 말고 남성 스스로 경계하고 각성하고 근절해 나가자는 취지였다. 흰 리본은 남성 물리력(arms)의 포기를 상징하는 거였다. 캠페인 참가자들은 유엔이 정한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의 날(11월 25일)’이 포함된 주를 ‘화이트리본 위크’라 부르며 각자 흰 리본을 단다. 그 캠페인은 현재 유럽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호주 등 60여개 국으로 확산됐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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