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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폭행 다시는...” 고개숙인 유성기업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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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폭행 다시는...” 고개숙인 유성기업 노조

입력
2018.11.29 18:00
수정
2018.11.29 21: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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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사과 후 서울사무소 농성 풀어

“파업 40일 넘어도 교섭 외면

몰카 등 아직도 노조 파괴 행위”

사측 무책임한 태도에 유감 밝혀

경찰, 감사단 구성 등 뒷북 대응

회사 간부 폭행 사건으로 비난을 받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류효진 기자
회사 간부 폭행 사건으로 비난을 받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농성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류효진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유성기업 지회 조합원들의 지난 22일 사측 임원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서울사무소 농성을 풀기로 했다. 폭행 당시 현장 대응이 미온적이었다는 비판을 받는 경찰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는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벌어진 불상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불필요한 갈등과 충돌을 막기 위해 현장에서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는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달 15일부터 유성기업 서울사무소에서 점거 농성을 벌여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2일 충남 아산공장에서 조합원 여러 명이 사측 노무담당 임원 김모(49) 상무를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파장이 커지자 농성 해제와 함께 사과에 나선 것이다.

지난 22일 유성기업 김모 상무가 노조원들로부터 폭행당해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유성기업 제공
지난 22일 유성기업 김모 상무가 노조원들로부터 폭행당해 119구급대원에게 응급조치를 받고 있다. 유성기업 제공

지회는 그러나 이번 폭행이 사측의 무책임한 태도에서 기인한 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지회는 “노조파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40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우리와는 교섭을 하지 않으면서 사측이 제3노조(사측기업노조)와 단기간 수 차례 교섭을 진행하자 조합원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사측이 금속노조 지회를 파괴하기 위해 제3노조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지회는 노조 파괴로 형사처벌까지 받았던 사측의 잘못은 가려진 채 폭행 사건만 부각되는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2011년부터 본격화한 노사 갈등은 파업과 직장폐쇄, 용역 투입, 사측의 노조 파괴 기도, 조합원 무더기 징계와 손해배상 청구 등 기나긴 분쟁으로 이어졌다. 2016년 3월 조합원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은 법원에서 노조 파괴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유성기업 노사분규 일지-박구원 기자
유성기업 노사분규 일지-박구원 기자

지회는 “사측은 아직도 노조 파괴 행위를 계속하고 작업 현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감시하는 등 가학적 노무 관리를 계속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을 상대로 노조파괴 책임자 처벌과 어용노조 해체 등을 요구하고 있는 지회는 아산ㆍ영동 공장에서 진행 중인 파업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합동감사단을 꾸리는 등 자체 감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이날 김호승 본청 정보화장비기획담당관(총경)을 단장으로 하는 13명 규모의 감사단을 꾸려 경찰의 현장 조치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활동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 5일까지다.

충남경찰청도 철저히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아산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전담수사팀 인원을 20명으로 확대한 경찰은 폭행에 가담한 7명과 당시 경찰ㆍ소방관의 진입을 저지한 5명의 신원을 확인,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출석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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