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경북 청송교도소를 방문한 이귀남(오른쪽) 당시 법무부 장관이 조두순(왼쪽)과 감방 철창 사이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ㆍ법무부 제공

2008년 8세 여아를 상대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의 2020년 만기 출소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최근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 게시판에 등장한 “조두순 출소 반대” 국민 청원에는 무려 61만명이 동의했다.

지난해 12월 '조두순 출소 반대'를 원하는 국민 청원에 61만 5,354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008년 징역 12년 형을 선고받은 조두순은 2020년 만기 출소를 앞두고 있다. 그의 출소에 반대한다는 여론이 뜨겁지만 조두순의 형을 늘리거나 이를 위한 재심은 불가능하다. ‘일사부재리’, 어떤 사건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사건은 다시 소송으로 심리ㆍ재판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조두순 사건이 유례없이 처참하고 잔혹한 아동 성범죄인 건 맞지만, ‘판결이 옳았냐’와 별개로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깰 수 없는 헌법에 정해진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조두순 사건이라고 해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을 한 번 무너뜨리면 사법제도의 안정성이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배우한 기자

조두순 사건의 재심은 불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을 찾을 순 없을까. 이수정 교수에게 물었다. 이 교수는 “판결을 뒤집을 수는 없지만, 절차는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절차란 ‘출소 단계’와 ‘출소 후 단계’로 나뉜다.

먼저 출소 단계에서 수형자가 사회에 나가도 되는지 심사해 ‘보안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출소 단계에서 수형자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최종 심사하는 절차다. 이 교수는 “수형 기간에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는지, 출소 후에 사회에 위험한 인물이 아닌지 등을 심사해 만약 위험한 인물일 경우 ‘치료 감호’ 또는 ‘보안 관찰’ 등의 보호 수형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처분’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공익과 사회 구성원의 통합을 위해 불가피한 자유 제약으로 보기도 한다.

조두순이 출소한 후 그의 ‘전담 보호 관찰관’을 두는 방안도 제시됐다. 조두순은 2008년 징역 12년, 전자발찌 착용 7년, 5년간 신상정보 공개 처분을 받았다. 조두순이 전자발찌를 차고 있는 7년 동안 그를 전담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전담 보호 관찰관을 두자는 것이다. 이 교수는 “현재 전자발찌 문제점이 제기되는 원인 중 하나는 관리 감독하는 법무부 보호 관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조두순이 출소하기 전 보호 관찰 인력을 늘려 전자발찌가 실제 효과가 있도록 개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두순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과 달리, 그의 신상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현행법상 조두순의 신상정보는 그의 출소 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볼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지인 등에게 유포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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