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분위별 월평균 소득 증감률 / 김문중 기자

3분기(7~9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소득이 1년 전보다 7.0%나 줄었다는 내용의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지난해와 올해 모집단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조사부터 소득이 낮은 고령ㆍ여성 가구와 1,2인 가구가 통계에 대거 포함된 탓에 서민층의 소득 감소폭이 크게 부풀려졌다는 게 이러한 주장의 골자다. 이번 통계는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것일까.

김용기 아주대 교수는 25일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의 모집단(전체 국민)은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로 파악한 가구들인 반면 올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의 모집단은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며 “모집단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가계소득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계동향조사는 매월 8,000가구(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집계하는 지표다. 조사원이 면접을 통해 이들 가구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을 수집한다. 통계청은 전체 가구의 약 0.04%에 불과한 이들 표본가구가 전체 가구의 특성을 제대로 보여주도록 인구센서스(5년에 한번씩 우리나라 인구ㆍ가구ㆍ주택을 전수조사)를 모집단으로 삼아 표본을 추출한다. 가령 5년 사이 고령가구가 많이 늘었다면 이 같은 변화가 가계동향조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표본을 재설계한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의 모집단은 2010년 인구센서스였고, 올해 가계동향조사 모집단은 2015년 인구센서스였다. 각 조사의 표본이 반영하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모습(모집단)이 다르다. 더구나 5년 새 우리나라 가구의 구성은 확연하게 달라졌다. 김 교수는 “65세 이상 가구주 가구가 2010년 308만가구에서 2015년 366만가구로, 같은 기간 2인 가구는 420만 가구에서 495만가구로 대폭 늘어났다”며 “여성 가구주도 2010년 449만 가구에서 2015년 559만 가구로 110만 가구나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가계동향조사의 모집단에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고령ㆍ여성 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를 감안하지 않은 채 작년 가계동향조사와 올해 결과를 비교할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저소득 가구의 소득추이를 제대로 살펴보려면 모집단이 동일한 내년 1분기(1~3월) 가계동향조사와 올해 1분기 수치를 비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반론도 나온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가 올해 가계동향조사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것은 맞지만 모집단 변화는 시차를 두면서 조금씩 반영하는 만큼 작년과 올해 가계동향조사를 직접 비교하는 데엔 무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2015~2017년 통계청장을 지낸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도 “이미 지난해 가계동향조사 표본을 구성할 때 2015년 인구센서스 결과도 일부 반영했다” 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번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할 때마다 불거지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좀 더 세분화한 통계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는 “과거 가계동향조사를 쭉 살펴봐도 (모집단을) 5년마다 한번씩 변경할 때마다 통계 상 ‘불연속’적인 측면이 존재했다”며 “주요 선진국처럼 전체 가구는 물론 △경제활동인구(노인가구 제외) △한부모 가정 등 가구별 특성에 따라 소득통계를 세분화해 발표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도 “통계청이 작년 가계동향조사를 2015년 모집단으로 보정한 뒤 이를 올해 결과와 비교해 발표했다면 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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