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높아
‘질 좋은 일자리’ 상위 10%-하위층 격차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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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연 소득 5,000만원 이상의 소득 상위 10% 계층이 전체 소득의 43% 이상을 가져간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통계 사이트에 공개됐다. 이 같은 ‘소득 집중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였다.

25일 세계불평등데이터베이스(World Inequality Databaseㆍ이하 WID)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인구 중 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계층의 ‘소득 집중도’(전체 소득 중 해당 계층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는 2016년 기준 43.3%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이 벌어들인 총 소득의 40% 이상을 소득 상위 10 % 계층이 가져간다는 뜻이다. 상위 1%의 소득 집중도는 12.2%였다. 상위 10% 계층에 진입하기 위한 경계소득은 연소득 5,141만원, 상위 1%의 경계소득은 1억3,265만원이었다. 해당 통계는 김낙년 동국대 교수가 발표했다.

한국일보가 2010년 이후 WID에 소득 집중도 지표를 공개한 OECD 회원국 21개국의 소득 집중도와 분석한 결과, 한국의 상위 10% 소득 집중도는 4위에 해당했다. 칠레가 54.9%로 21개국 중 소득 집중도가 가장 높았고, 그 뒤로 터키(53.9%) 미국(47.0%) 순이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상위 1%의 소득 집중도는 8위에 머물렀다. 상위 10% 소득 집중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국(13.9%) 캐나다(13.6%) 폴란드(13.3%) 독일(13.2%) 등이 한국보다 상위 1% ‘초고소득자’의 소득 집중도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 한국일보]OECD 회원국의 소득 집중도_신동준 기자/2018-11-25(한국일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에서 상위 10% 계층의 소득 집중도가 상위 1%의 집중도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원인으로 김 교수는 ‘질 좋은 일자리’의 문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연소득 5,000만원 수준의 정규직 일자리가 소수에게 한정되다 보니, 이들이 가져가는 소득의 파이가 커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소득 불평등이 재벌 등 일부 초고소득자 때문에 심해졌다는 주장이 있지만 실제로는 대기업, 공기업, 금융권 정규직 근로자, 공무원 등 상위 10%와 하위 계층간 격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더 큰 편”이라고 강조했다. 질 좋은 일자리의 진입 장벽이 높다 보니 여성, 학생 등 비경제활동인구로 남는 인구가 많다는 점도 소득 집중도가 커지는 배경 중 하나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의 임금 비용을 상승시키는 정부 정책이 일자리 감소를 불러 향후 소득 집중도를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상위 10% 계층의 소득 집중도는 2014년 42.7%, 2015년 43.1%, 2016년 43.3%로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로 통계청의 분기별 가계동향조사에서 드러나는 소득 격차도 점점 커지고 있다. 3분기 10분위(상위 10%)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865만3,000원으로, 1분위(하위 10%) 가구 근로소득 17만3,000원의 무려 50여배에 달했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던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어 2018년 소득 집중도 결과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WID는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를 비롯 120여명의 전세계 학자들이 소득 불평등과 관련된 각국 지표를 공개하는 국제 통계 사이트다. 김 교수는 최근 우리나라의 소득 집중도 지표를 기존 2013년에서 2016년으로 갱신했다. 그는 소득 집중도 산출을 위해 국세청의 세전 신고 소득, 한국은행 국민계정의 가계 귀속 소득 등을 활용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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