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자장면’은 ‘짜장면’이 됐다. 국립국어원이 ‘짜장면’을 만들어줬다. “표준어로 인정된 표기와 다른 표기도 많이 쓰여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하는 경우”로 ‘짜장면’이라고도 쓸 수 있게 됐다.

얼마나 반갑고 다행한 일인가. “마주 앉은 친구가/웃는 소리도/자장자장 하는 날”이라 썼다면 ‘자장면’을 잔뜩 먹고 졸음이 오나 보다, 했을 테니. 동시에서는 어린이 독자의 국어교육을 이유로 시적 허용보다 표준어 규정을 우선하기도 하니까. ‘짜장짜장’한 웃음소리가 되어 얼굴에 까맣게 튄 짜장 자국도 신이 나니 정말 다행이다.

많은 어린이가 짜장면을 좋아한다. 짜장면처럼 어린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흔히 떠올릴 만한 몇몇 음식이 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 급식에서는 영양과 다양한 조리법을 고민하면서도 가능한 한 그런 메뉴로 식단을 꾸민다. 조리양이나 단가 등 이유도 있겠지만 대학에서조차 학생 식당과 교직원 식당 메뉴가 다르다.

연령과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음식이 있다고들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맛’은 대체 어떤 맛인가. 호텔 아침 식사 자리에서 여성들은 우거지해장국을, 남성들은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를 주문하던 광경이 기억난다. 걸쭉하고 뜨뜻한 탕을 즐긴다고 ‘아저씨 입맛’이라 놀림 받을 때도 있지만 사실 나는 맛있기만 하면 재료나 조리법에 관계없이 모든 음식을 잘 먹는다. 항상 짜장이 아닌 짬뽕을 시키는 어린이도 있다. 극히 일부의 예일까. 반례를 허용하지 않는 귀납적 결론이란 어렵기 마련인데 몇몇 반례를 드는 것에 불과할까.

떡볶이며 불닭볶음면이며 친구들과 만났다 하면 매운 음식을 먹는 중학생에게, 중학생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냐 물었다가 ‘매운 맛과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는 면박을 받았다. 무안해하며 생각해보니 그 대답은 반항이 아니라 논리다. 중학생이 매운 맛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매운 맛을 좋아하는 중학생이 있는 거다. 물론 위장이 튼튼하니 매운 맛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돈이 없으니 캡사이신으로 자극하는 싼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겠지.

그럼에도 세대별 음식 취향으로 결론내리는 건 비약이다. 구별 짓고, 무리 짓는 시선이 불러일으킨 논리의 오류다. 타자이고 소수자일수록 그들을 향한 오류는 늘어나고 고정된다. 오류는 선입견과 편견이 된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똑같은 현상도 어른이면 ‘매운 맛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청소년이면 ‘청소년은 매운 맛을 즐긴다’가 되기 십상이니.

어떻든 오늘은, 짜장면을 좋아하는 친구와 짜장짜장 웃으며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 싶구나. 매일 매일 짜장 요일이면 좋겠다.

김유진 어린이문학평론가ㆍ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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