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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10개 따도 취업문이 안 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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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10개 따도 취업문이 안 열려요”

입력
2018.11.21 18:00
수정
2018.11.21 20:5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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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굿잡 취업박람회

21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21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군 복무 중인 대학 휴학생 김종건(21)씨는 21일 오전부터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KB굿잡 취업박람회’를 찾았다. 내년 봄 3학년 복학을 앞두고 전공(기계공학)을 살릴 수 있는 괜찮은 기업들을 미리 물색해두려 휴가 중 짬을 냈다. 그는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 비하면 나는 오히려 늦은 편”이라며 “박람회장에서 자기소개서 첨삭, 기업 상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직 은행원 강성호(61ㆍ가명)씨도 이날 아침 집에서 두 시간 걸려 박람회에 왔다. 2년 전 퇴직 후 시설관리직에 취업하려 전기기능사, 승강기기능사, 소방안전자격증 등 10개 넘는 자격증을 취득하며 열심히 준비했지만 여태 일자리를 못 구했다. 그는 “1년 내내 취업문을 두드렸지만 관련 경력이 없고 나이도 많아서인지 받아주는 곳이 없다”며 “이곳에서라도 직장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주최로 이날 개막한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는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개막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인파로 북적였다. 교복 차림의 특성화고 학생부터 군복을 입은 장병, 2030세대 청년, 5060세대 중장년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대기업 협력사 등 우수 중소ㆍ중견기업 200여 곳이 행사장에 부스를 차리고 구직 상담에 나선 이날 행사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도성훈 인천교육감 등도 참석했다.

취업준비생들은 간절해 보였다. 회사 부스를 부지런히 드나들고 구인공고를 탐독하는 모습이 행사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자기소개서 및 이력서 작성 요령을 알려주는 취업컨설팅 부스 같은 곳엔 으레 긴 줄이 이어졌다. 경기 안산디자인문화고 3학년 제자들과 함께 온 교사 조모(40)씨는 “재작년 담임했던 고3 학생들은 11월 말 전원 취업됐는데, 올해는 취업 희망자 14명 중 8명 밖에 일자리를 못 구했다”며 조바심을 냈다. 얼마 전까지 중소 출판사에서 계약직으로 일했던 이상규(45ㆍ가명)씨는 “출판인쇄 분야 업황이 너무 안 좋아 사람 뽑는 곳이 없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력을 살려 일할 수 있는 기업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다. 내년 초 전역한다는 조해성(20)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내가 전공(자동차과)을 살릴 수 있는 대기업 협력사나 부품 기업의 내년 채용정보를 수집하고 상담도 받아 도움이 됐다”고 만족해 했다.

2011년 시작돼 14회째를 맞은 KB굿잡 취업박람회는 누적 방문자가 23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다. 박람회를 통해 취업한 인원도 7,600명을 넘는다. 주최기관인 KB국민은행은 참여기업이 직원을 채용하면 직원 1인당 100만원씩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고, 특성화고에 현장실습을 제공하는 기업엔 대출금리 1% 인하 혜택을 주면서 ‘취업길잡이’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이날 “우리 은행도 올해 특성화고 졸업자를 70명 채용했다”며 “내년에도 고졸 직원을 올해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취임 1년을 맞은 허 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금융 비즈니스가 선진화하면서 전통적인 은행의 모습은 점점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여수신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려 수익 기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향후 역량을 기울일 분야로 투자은행(IB), 해외투자 등을 제시하면서 “펀드, 채권, 주식 투자의 글로벌 비중을 늘리고, 자금조달도 예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해외 자산운용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에너지, 태양광 발전시설 등 인프라 투자 사업에도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달 초 ‘KB 디지털 전환 선포식’을 열고 2025년까지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 인재 양성 목표를 제시했던 허 행장은 핀테크 부문의 신생벤처기업(스타트업) 인수에 나설 뜻도 밝혔다. 허 행장은 “(스타트업을) 사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다만 (스타트업 매수는)신중하게 접근할 사안으로, 국내 스타트업을 상대로 협력관계를 정교화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인천=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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