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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사법농단 법관 탄핵소추 실무 준비… 보수야당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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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사법농단 법관 탄핵소추 실무 준비… 보수야당 거센 반발

입력
2018.11.20 17:55
수정
2018.11.20 21:5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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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보에서 적극 검토로 입장 바꿔… 한국당 반대로 통과 가능성 낮아

홍영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0일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에 대한 탄핵 실무 준비에 들어가기로 했다. 사실상 탄핵소추안 추진 의사를 밝힌 셈이다. 전날 전국법관대표회의의 탄핵 의견 의결로 분위기가 바뀌자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유보적이던 민주당이 ‘적극 검토’로 입장을 바꾸면서 탄핵안 추진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다만 보수야당이 반발하며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도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는 만큼, 신중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사법부 개혁의 뜻을 같이하는 야당과 협의해 탄핵소추 논의를 즉각 시작하겠다”며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의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탄핵안 추진 안건을 의제에 올리며 공감대를 넓혀갔다.

다만 민주당은 탄핵 검토와 준비 단계를 넘어 실제로 탄핵안 제출까지 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간담회 직후 “탄핵 필요성에는 공감했다”면서 “소추하겠다고 완전히 결정한 것이 아니라 대상 법관을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정의당의 탄핵안 추진을 위한 정당 간 연석회의 제안에도 “논의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국회 본회의장 야당 의원석이 텅 비어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15일 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국회 본회의장 야당 의원석이 텅 비어있다. 오대근 기자

이는 탄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부결ㆍ표결 불발이란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실제 민주당이 탄핵안을 추진한다고 해도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150석)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진보성향 무소속 의원까지 더하면 152석으로, 전원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하지만 평화당 안에서도 반대 기류가 있고, 무소속 의원들까지 동참할지 안심할 수 없다. 한 평화당 의원은 “지금으로서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발의 시기도 고민거리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72시간 안에 처리되지 않으면 폐기된다. 국회는 지난 2009년 11월 광우병 촛불집회 재판 개입 논란으로 신영철 전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처리 시한을 넘겨 표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이 탄핵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의원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보수야당은 삼권분립 훼손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인민재판식 마녀사냥으로 사법부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안 추진 의사일정 논의 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법관회의가 있었다고 해서 국회가 아무런 판단 없이 관련 의사일정을 잡는 건 너무 가볍다”고 일축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법관 탄핵소추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탄핵 대상을 특정하고 탄핵 사유를 구체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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