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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1년 된 날 수능…포항 등 순조롭게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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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1년 된 날 수능…포항 등 순조롭게 마무리

입력
2018.11.15 18:23
수정
2018.11.1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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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후 경북 포항 유성여고에서 재수를 한 어느 수험생이 장미꽃과 케이크를 들고 기다리던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5일 오후 경북 포항 유성여고에서 재수를 한 어느 수험생이 장미꽃과 케이크를 들고 기다리던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15일 경북 포항 등 전국 1,190개 시험장에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졌다. 꼭 1년 전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났던 포항은 시험장 12곳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진가속도계측기가 설치되는 등 긴장감이 흘렀지만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15일 오후 4시50분 포항 유성여고 앞에는 4교시 시험을 끝내고 제2외국어와 한문을 선택하지 않은 수험생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험이 끝나기 1시간 전부터 교문 앞을 지키던 가족과 친구들은 하나 둘씩 빠져 나오는 수험생을 끌어 안거나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등을 두드렸다.

정수아(포철고 3)양은 “시험을 이제 막 치르고 나와 수능이 끝났다는 게 아직 실감 나진 않는다”며 “시험이 끝나 후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포항지역에는 12개 시험장에서 수험생 5,500명이 수능을 치렀다. 포항지역은 꼭 1년 전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터라 불안한 분위기가 돌았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다른 지역 수험생과 마찬가지로 차분한 마음으로 시험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날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2곳 가운데 4곳은 아직 내진보강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로 진행됐다. 경북도교육청과 포항교육지원청은 4곳 모두 수 차례 안전점검을 실시해 수능 시험을 치르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전날 포항교육지원청을 찾아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하고 수능 당일 오전 포항고에 나와 수험생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이날 포항교육지원청에 지진대책상황반을 가동했다. 또 포항과 경주지구 수능 고사장에 지진 정도를 잴 수 있는 지진가속도계측기를 설치하고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여기에 지진 발생 시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을 위해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예비시험장 12곳을 지정했다.

포항지역에서는 지난 9월17일 북구 동쪽 29㎞ 지점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에는 지진이 나지 않았다. 지난해 포항 지진으로 11월16일로 예정됐던 수능이 일주일 연기됐다.

15일 오전 전국 고사장은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을 맞이하는 수험생과 이들을 응원하는 학부모, 후배들로 북적거렸다. 예년에 비해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 치러진 수능이었지만 새벽부터 응원에 나선 후배들은 롱패딩과 핫팩, 미세먼지에 대비한 마스크로 무장한 채 선배들에게 힘을 보탰다.

수능 시험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특급 수송 작전’은 이날도 진풍경을 연출했다. 입실 마감을 15분 앞둔 8시 5분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에 수험생을 태우고 서울 이화외고에 등장한 한덕희(55)씨는 “할리데이비슨 동호회에서 8년 째 수험생 수송 봉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한 명도 못 태웠다가 올해는 7시 45분에 급히 경찰서에서 호출이 와서 학생을 태웠다”며 웃음 지었다.

경찰은 이날 1만 2,000여명의 경관을 전국 고사장에 보내 주변 지역 교통을 관리하고 다급한 상황을 맞은 수험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손목시계 배터리가 떨어진 수험생에게 약혼시계를 빌려준 경찰부터 도시락을 깜빡한 수험생을 위해 수송 편의를 제공한 오토바이 동호회 등 전국에서 각종 미담 사연도 쏟아졌다.

학교이름이 같은 고사장을 잘못 찾아가거나 학교가 이전한 것을 모르고 헤매는 등 지각 위기에 처한 수험생들이 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고사장에 입실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경남경찰청과 경남교육청 등에 따르면 입실 마감 시간을 채 10분도 남겨놓지 않은 오전 8시쯤 창원시 창원중앙고에서 한 남학생이 “마산중앙고로 가야 하는데 고사장을 잘못 찾아왔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 관할교육청은 이 학생을 창원중앙고에서 수능을 치르도록 조치했다.

광주에서는 시험을 치르던 여학생이 1교시 시험을 마치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끝내 시험을 다 치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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