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트위터로 공격한 데 대해 프랑스 정부가 ‘상식적 품위’가 없다고 비판했다.
벤자맹 그리보 정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마크롱 대통령 비판을 두고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을 받자 “어제는 11월 13일이었다. 130명이 살해당한 사건을 추모하는 날이었다. 영어로 답하자면, ‘상식적 품위(common decency)’가 있었다면 적절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2015년 11월 13일은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무슬림 극단주의 테러범 9명이 파리 바타클랑 극장 등지에 가한 동시다발 테러로 인해 130명이 숨진 날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평화가 불안정하다”라며 유럽연합(EU) 방위군 창설을 통해 안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비판하며 마크롱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 미국 와인에 대한 관세 등을 동원해 맹공격을 가했다. 그는 “프랑스는 미국이 오기 전까지만 해도 독일어를 배우고 있었다”라며 제2차 세계대전 상황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했지만 미국과 유럽 동맹 간 차가운 관계만 노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가주의는 애국주의와 다르다”라는 연설로 유럽 우파를 비판했는데, 미국 언론은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했다.
엘리제궁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지만, 그리보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이 내각 회의에서 트윗을 잠시 언급했다”라며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주요 미국 언론에 말한 바와 마찬가지로, 외교는 트위터가 아니라 양자 대화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설명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이 “역사적 동맹(미국)과 솔직하고 진실한 관계를 수립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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