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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ㆍ50대 거리 내몰리고 청년 고용질 악화… 세금 약발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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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ㆍ50대 거리 내몰리고 청년 고용질 악화… 세금 약발도 한계

입력
2018.11.15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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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 10월 고용동향 

 실업률 13년 만에 최악 수준 

 고용률은 9개월 연속 하락세 

 실업자수 외환위기 후 가장 많고 

 50대 남성 고용률 감소폭 최대 

 세금 투입된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단기 일자리 취업자만 크게 늘어 

지난 8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년동기대비 3,000명 수준으로 폭락하자 정부는 “일자리 효과는 취업자 수가 아닌 고용률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고용률도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입장만 더 궁색해졌다.

14일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2,709만명으로 1년 전보다 6만4,000명(0.2%) 증가했다. 이는 9월 4만5,000명보다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해 월 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30만명 수준이었는데 최근 9개월은 연속 10만명대 아래란 점에서 회복세라고 보긴 힘들다.

연령별 고용률. 송정근 기자
연령별 고용률. 송정근 기자

각종 세부 고용 지표는 더 암울하다. 실제 10월 고용률(61.2%)은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해 9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같은 기간 실업률(3.5%)은 0.3%포인트 상승해 동월 기준 2005년(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97만3,000명을 기록, 1년 전과 비교하면 7만9,000명이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 보면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1999년(110만8,000명) 이후 최대치다.

◇40대서 50대로 번지는 고용 위기

고용 부진은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 50대에서 더 두드러졌다. 실제 10월 40대 고용률은 79.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2월 이후 9개월 연속 내림세다.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도 지난달 15만2,000명을 기록, 5개월 연속 10만명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있다. 50대도 지난달 취업자 수는 6,000명 커지긴 했지만 고용률은 75.5%로 0.6%포인트 떨어졌다. 7월 이후 4개월 연속 전월 대비 고용률 하락이다. 특히 50대 ‘남성’ 고용률(87.0%)은 1.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는 같은 달 기준 관련 조사가 시작된 99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40,50대의 고용 악화는 서비스업 분야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영향이 컸다.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산업은 도매 및 소매업(-10만명), 50대는 숙박 및 음식점업(-9만7,000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568만1,000명) 중 4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5.4%(314만9,000명)에 이른다. 최저임금 및 물가 등 비용 상승에다 경기 둔화까지 겹친 게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마저 감소세로 전화한 대목이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4,000명 줄어, 작년 8월 이후 14개월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는 그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줄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늘어나는 점을 들어 고용이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마저도 무색해진 셈이다.

◇청년고용 개선? 확장실업률은 껑충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15~29세 청년 고용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이다. 고용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긍정적 지표다. 10월 청년층 고용률은 42.9%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25~29세 고용률(70.2%)이 1년 전보다 1.1%포인트 오른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청년 고용 상황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 지난달 체감 청년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년 전보다 0.9%포인트 상승한 22.5%를 기록, 같은 달 기준으로 2015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확장실업률이 급격히 오른 것은 시간관련추가취업가능자(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으로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가 지난달 9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명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안정적이고 임금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자리만 증가한 셈이다.

산업별 취업자 월별 증감. 송정근 기자
산업별 취업자 월별 증감. 송정근 기자

◇ 세금으로 고용창출 언제까지

일자리 대부분이 재정(국민 세금)을 투입해 만들어졌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 무려 15만9,000명이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만 118만2,000개가 늘었다.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일자리도 10월 3만1,000개나 증가했다. 역시 세금이 투입되는 일자리다. 이 산업에서도 1~10월 59만4,000명이 늘었다. 이들 2개 산업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월평균 17만7,600개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 월평균 증가 폭이 9만6,800개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금 주도 일자리 창출’인 셈이다.

문제는 이런 일자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재정을 투입해 만든 일자리는 숙련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세금 낭비성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라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으로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겠다면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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