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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수장 뽑은 EPL… 여자는 ‘축알못’ 편견을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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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수장 뽑은 EPL… 여자는 ‘축알못’ 편견을 깨다

입력
2018.11.14 17:32
수정
2018.11.14 18:2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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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 수잔나 디니지 선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새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수잔나 디니지.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의 새 최고경영자로 선임된 수잔나 디니지. 연합뉴스

연간 수조 원 규모 예산을 주무르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가 사상 첫 여성 수장을 선임했다는 소식에 영국은 물론 세계 축구계가 들썩였다. 14일(한국시간) EPL이 사무국 최고경영자(CEO)에 디스커버리채널 출신 수잔나 디니지(51)를 선임했다고 발표하자, 관련 기사 댓글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SNS와 온라인 댓글에는 무엇보다 ‘여자가 축구를 아느냐’는 편견 섞인 글이 도배됐다. EPL 공식 트위터 계정에선 ‘그 여자는 축구는 해 본 적 있대?’라는 내용의 조롱 섞인 댓글이 1위를 차지하는가 하면, BBC스포츠 공식 트위터 계정에선 ’축구에 대한 배경지식도 없는 이가 세계 최대리그를 경영하다니, EPL 망했다’는 절망 섞인 목소리에 가장 많은 추천이 몰렸다.

그러나 현지 축구계 권위자와 외신들의 평가는 달랐다. 프리미어리그 공천위원회 소속이자 첼시 회장인 브루스 벅은 디니지 선임 배경으로 “그녀는 방송 산업의 선두주자이자, 입증된 경영자”라며 “훌륭한 인재를 개발하는 능력도 탁월하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이 날로 발달하는 격변의 시대에, 복합산업을 혁신적으로 이끌었던 경력도 높게 평가 받은 모습이다. 여러 외신들이 CEO 후보로 언급했던 토니 블래어 전 영국총리와 팀 데이비 BBC 스튜디오스 사장 등을 제친 데는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디니지는 방송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해 온 미디어전문가로 알려졌다. 음악전문채널 MTV 네트워크를 통해 방송 산업에 뛰어든 그는 영국 지상파 방송국 ‘채널5’를 거쳐 2009년 디스커버리채널에 합류, 지난해 9월까지 ‘애니멀 플래닛’ 채널 사장으로 일했다. 또 런던 연고 EPL팀인 풀럼의 오랜 팬으로 알려지면서 ‘축알못’이란 편견 섞인 목소리도 힘을 잃었다.

BBC는 디니지를 두고 ”그녀는 프리미어리그의 자본과 세계적 인기, 문화적 영향력 때문에 틀림없이 영국 스포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 될 것”이라면서 “앞선 경력들이 스포츠 시청자들의 습관 변화, TV 판권 수익의 부진, 새로운 디지털 사업자들의 도전 등의 문제 해결에 도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축구산업 종사 경험이 없고 TV에 편중된 경력 탓에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일부 전통적인 팬들은 우려할 것”이라고 짚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분위기지만 정작 디니지는 “프리미어리그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의미가 있는 무대”라며 “역동적이고 영감을 주는 조직에서 일하게 된 것은 큰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그는 “클럽들의 지지 속에 향후 수 년간 리그가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서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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