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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장관 회의 11년 만에 부활… ‘옥상옥’ 되풀이에 혁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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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장관 회의 11년 만에 부활… ‘옥상옥’ 되풀이에 혁신 없었다

입력
2018.11.14 18:20
수정
2018.11.14 19: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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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1년 만에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의장을 맡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1년 만에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의장을 맡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 연구개발(R&D) 혁신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신설된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이하 과기장관회의)가 첫 회의부터 ‘재탕 정책’을 내놓는 데 그쳤다.

과학계에선 “우려했던 대로”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정부의 ‘옥상옥’ 구조가 되풀이되며 새로운 정책이나 눈에 띄는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를 의장으로 한 첫 과기장관회의가 열렸다. 참여정부 시절 같은 이름으로 운영되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폐지된 지 11년 만이다. 과기장관회의 부활은 지난 7월 “R&D 혁신이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행될 수 있도록 과기장관회의를 신설하고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출범 초기 과기부에 과학기술혁신본부(이하 혁신본부)를 만들었다. R&D 예산을 배분하고 혁신을 이끄는 과학기술 정책의 중심이 될 거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1년여 만에 정부는 혁신본부의 R&D 혁신이 “논의에 그치고 있다”며, 그 위에 과기장관회의를 얹었다. 과기장관회의 위에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과학기술자문회의(이하 자문회의) 조직도 있다.

지난 정부와 판박이다. 박근혜 정부는 R&D의 비효율을 혁신하고 콘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부)에 과학기술전략본부를 만들어놓고, 그 위에 대통령 주재의 과학기술전략회의(이하 전략회의)를 뒤늦게 신설했다. 대통령 주재 자문회의, 총리 주재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이하 심의회)도 별도로 운영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심의회가 자문회의로 통합되고 전략회의가 폐지되면서 의사결정 절차가 간소화하는 듯하더니, 이번에 이름만 바꾼 채 다시 옥상옥 구조로 되돌아갔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관료들의 조직 만들기에 과학계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며 냉소적이다. 이날 논의된 ‘국가 치매연구개발 중장기 추진전략’과 ‘4차 산업혁명 대응 과학기술ㆍ정보통신기술(ICT) 인재성장 지원계획’ 등 주요 안건도 “전혀 새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10년 뒤 치매 발병 나이를 5년 늦춰 2030~2040년 치매 환자 증가속도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내용은 이미 올 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했다. 2022년까지 국내 6개 대학에 인공지능(AI) 대학원 신설, 융합인재 양성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 등을 포함한 인재성장 지원계획 역시 지난 5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의결한 AI R&D 전략과 8월 제5차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의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에 담겨 있다.

한 이공계 대학교수는 “장관들이 모이면 혁신이 잘 될 거로 생각한다는 자체가 탁상행정”이라며 “지난 1년 반 동안 연구 현장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보여주기’식 조직만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성수 과기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장관회의는 혁신본부가 체계적으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조직”이라며 “중복 R&D 등 부처 간 얽힌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회의체가 생긴 만큼 과학기술 중심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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