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에서는 노새가 짐을 운반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말과 당나귀의 잡종인 노새를 관광객 체험수단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태적 가치를 지켜야 할 국립공원이 노새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환경단체는 물론 공단 내부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13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공단은 국립공원에서 체험수단과 이동수단 등으로 노새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작업을 거쳐 조만간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우선 속리산 등에 체험수단으로 먼저 활용한 뒤 장기적으로는 국립공원 내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속리산에는 20년째 기마순찰대와 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이 프로그램에 노새를 더해 우선 아이들의 체험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립공원 내 대피소 등에 인력으로 물자를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직원 부상의 위험도 있어 당초 노새를 짐을 싣는 용도로 도입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훈련이 많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당장 이동수단 활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새 활용은 권경업 공단 이사장이 처음 제안했다. 권 이사장은 1982년 히말라야 원정대 등반대장을 맡는 등 산악인으로 유명한 인물. 노새는 말의 순발력과 당나귀의 지구력을 갖춰 히말라야에서는 짐을 실어 나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권 이사장은 “히말라야뿐 아니라 미국 국립공원에서도 노새를 순찰, 체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물자 이송과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노새를 활용할 수 있는지 시범적으로 시행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공단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은 팽팽하다. 노새 활용을 반대하는 직원들은 국립공원을 관리, 감독하는 공단 본연의 임무와도 벗어난데다 동물복지를 강조하는 트렌드와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대표는 “공단의 역할은 야생동식물의 터전인 국립공원의 생태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오히려 동물을 볼거리로 활용하고, 대체수단이 있음에도 굳이 노새를 훈련 시켜 이동수단으로 삼겠다는 방침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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