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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 “오빠 스타일로” 대형차의 회춘, 중형 점유율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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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 “오빠 스타일로” 대형차의 회춘, 중형 점유율 추월

입력
2018.11.13 15:27
수정
2018.11.13 21: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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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G90 계약 첫날에 2774대 예약

권위적 ‘회장님 차’ 였던 국산 대형차가 ‘젊은 오빠’스타일로 외모를 바꾸고서 잘나가고 있다. 각진 스타일로 무게를 잡던 과거와 다르게 젊어진 모습과 함께 가성비까지 갖추면서 이젠 중형차 소비층마저 흡수하기 시작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인 EQ900을 주요 해외 시장과 같이 G90으로 차명을 바꿔 27일 내놓는다. 3년 만에 이뤄진 부분변경 모델으로, 언론에 8일 공개한 외관만 보면 신차급이다. 볼륨감이 느껴지는 건 이전 모델과 같지만, 파격적인 전ㆍ후면 등, 유럽 왕가 방패 문양을 연상케 하는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신선함이 느껴진다. 훨씬 젊어졌고 우아함이 가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엽 현대차 현대디자인센터장은 “수평 구조의 실현이라는 주제로, 유행을 따르지 않는 절제된 우아함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27일 출시할 제네시스 G90 티저 이미지. 현대차 제공
27일 출시할 제네시스 G90 티저 이미지. 현대차 제공

G90은 젊어진 외관과 함께 최첨단 사양도 대거 채용했다. 국내 차 최초로 내비게이션 지도와 소프트웨어 등을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기능과 함께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관리 가이드를 제공하는 시스템, 스마트폰 앱으로 시동ㆍ통풍시스템ㆍ시트 열선 등을 제어하는 기능도 담았다. 우창완 제네시스 PM센터장은 “현대차의 모든 역량을 집결해, 한층 진화한 G90으로 재탄생했다”고 말했다.

G90의 이런 변화에 반응도 벌써 뜨겁다. 최고급 수입차와 비슷한 고가임에도 사전계약 첫날인 12일 2,774대가 예약됐다. 현대차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G90처럼 다른 대형차 모델들도 젊어지면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대형차는 24만2,828대가 팔려, 전년보다 12.7% 성장했다. 경차 소형 중형 대형(이상 세단 기준), SUV 등으로 분류한 차급 점유율에서도 대형차는 전년보다 2.6%포인트 증가한 18.7%를 보였다. 사상 처음으로 중형차(16.3%)의 점유율보다 앞선 수치다.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져 대형차는 9월까지 총 31만8,208대가 팔리며 전년 동기 판매량(31만4,133)을 넘어섰다. 올해 다른 체급 모두 전년보다 판매량이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랜저는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국민차로 떠올랐다. 현대차 제공
그랜저는 연식변경 모델을 통해 국민차로 떠올랐다. 현대차 제공

이런 성장세에는 준대형차 그랜저의 인기가 결정적이다. 회춘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날렵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바꿔 2016년 말 등장했다. 40, 50대가 주 고객이었던 전 모델과 다르게 30대 고객 비중이 25%를 차지하며 지난해 전체 차종에서 판매 1위(12만9,932대)를 기록했다. 현재도 구매자의 절반은 40대 이하가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그랜저 열풍은 식지 않았다. 올해 1∼10월 국내 시장에서 총 9만2,491대가 팔려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2019년형 모델을 출시하며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추가했고,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을 비롯해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고화질 DMB, 사운드하운드 등을 기본 적용하며 상품성 및 편의ㆍ안정성을 높였다. 수요층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가성비를 한층 높인 것이다.

앞서 르노삼성차가 SM7 가솔린 모델을 준대형 세단 중 유일하게 V6 엔진으로만 라인업을 구성한 것도 가성비를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를 자주하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동력성능과 고객이 선호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아 시장에서 판매를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K9은 2세대 모델로 탈바꿈한 후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K9은 2세대 모델로 탈바꿈한 후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아차 제공

여기에 기아차 K9이 가세했다.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찾아온 K9은 판매가 본격화된 4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으로 매달 1,000대 이상 팔리고 있다. 올해 총 누적 판매 대수는 벌써 9,688대로, 2012년 1세대가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연간 1만대 이상 판매가 확실해지고 있다. K9도 대형차라는 자존심을 내세우기보다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에, 가성비를 높이는 전략을 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주요 대형차와 비교해 실내 공간이 가장 넓은 데다, 고출력에, 국산 차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기술을 전 트림에 기본 탑재하는 등 상품성을 강화했음에도 1세대 모델과 비슷한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사는 고가 차 시장의 절대 강자인 수입차에 얼마나 대항할 수 있느냐에 있다. 수입차는 디젤 배출가스 저감 장치 문제로 인한 대대적인 리콜과 BMW 화재 등으로 이미지 하락을 겪으며 판매에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국내 대형차와 경쟁대상인 수입 중형ㆍ대형차는 올해 9월까지 6만8,673대가 팔리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6.0% 감소했다. 반면 중소형급인 2.0 미만은 같은 기간 27.8% 더 판매됐다. 수입차는 중소형급이 성장하고, 중대형급이 정체 또는 하락세에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대형차로 인지도를 높인 후 중소형으로 소비층을 확보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라며 “대형차의 국산 차 상품성이 개선되다 보니,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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