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등 인사 문제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함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을 촉구했다. 수용되지 않으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여야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 김성태ㆍ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은 민생과 국익을 위해 지난 5일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임해 합의를 이뤄냈지만, 대통령과 여당은 돌려막기 인사와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 고용세습ㆍ채용비리 국정조사 거부로 답했다”며 “더 이상의 협치 노력은 진전되기 어렵다”고 엄포를 놨다. 이들은 그러면서 “대통령과 여당의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인사검증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임,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수용을 촉구한다”고 조건을 내걸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구체적으로 “여야정합의문 이행을 위한 후속조치로 실무협의체를 가동키로 한 날 오후 조 장관 인사가 단행됐다”며 “야당이 협조하려고 마음을 합치고 모으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이런 일방적 인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문보고서 채택 없는 임명 강행이 장관만 7명, 헌법재판관 등까지 합치면 10명”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비판했던) 박근혜 정부의 임명강행도 4년 6개월 전부 합쳐 9명이었다”고 꼬집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야당의 주장을 ‘몽니’로 규정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예산심사는 차치하고 정쟁의 장으로 예결위가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야당에서는 심층적 예산 논의가 이뤄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합의문 잉크가 마르기 전에 벌어진 야당의 무책임한 태도가 안타깝고, 이런 명분 없는 몽니를 국민이 용납 안 할 것"이라며 “조속히 협의 테이블이 가동되도록 전향적 자세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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