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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자신감? 자력갱생으로 제재 물리치겠다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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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 자신감? 자력갱생으로 제재 물리치겠다는 북한

입력
2018.11.12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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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세력 책동에도 멈춤 없이 추진”

北신문, 삼지연군 건설 사업 띄우기

폭설 속에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눈을 뒤집어쓴 채 웃고 있다. 사진은 3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연합뉴스
폭설 속에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눈을 뒤집어쓴 채 웃고 있다. 사진은 30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시찰 모습. 연합뉴스

허세일까, 자신감일까. 비핵화 전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미국이 고수하자 북한이 배수진을 쳤다. ‘자력갱생’을 거듭 강조하며 장기전(戰)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실은 ‘백두산 기슭의 천지개벽’이라는 제목의 정론에서 백두산 삼지연군 건설 사업을 “내 조국의 내일이 벅차게 안겨 오고 찬란한 미래를 앞당겨가는 위대한 인민의 힘과 기상이 긍지 높이 어려오는 우리 조국의 축도”라고 자평했다. “우리나라 산간지대의 본보기, 표준”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우리의 이상과 포부에 걸맞은 새로운 군을 안아 올리는 삼지연군 건설은 소요되는 자재와 자금, 노력과 설비가 보통의 상식으로는 헤아리기 어렵게 방대하다”며 “허나 적대세력들의 악랄한 제재 책동 속에서도 그처럼 거창한 창조 대전이 순간의 멈춤 없이 맹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설이 내리던 지난달 말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올 들어 세 번째 찾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8월에 와보았을 때 골조공사가 한창이었는데 2개월 남짓한 기간에 대부분 완공 단계에 들어섰다.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독자인 주민을 상대로 신문이 주문하려는 건 자립이다. 삼지연군 건설과 더불어 현재 추진 중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및 단천발전소 건설과 수입원료 ‘코크스’가 필요 없는 철 생산 성과 등을 열거하며 “자력갱생이야말로 만복의 보검”이라고 역설했다.

신문의 자력갱생 당부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9일에도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이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힘있게 다그치자’ 제하 1면 사설을 통해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우리의 일심단결의 위력과 국가경제력은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박보다 더 강하며 최후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는 신념을 굳게 간직하고 자력갱생 대진군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사실 북한이 곤궁을 벗어나는 데 제재는 큰 걸림돌이다. 대북 소식통은 “원산갈마지구나 삼지연군의 경우 자체 조달이 가능한 시멘트로 그럭저럭 외관이 갖춰지고는 있지만 제재에 따른 수입 제한 탓에 내장재가 턱없이 모자라 인테리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완공 시기가 계속 미뤄지는 데에는 결국 제재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제재가 정권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게 김 위원장의 자신감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연구실장은 “물론 제재가 풀린다면 더 빠른 시간 내에 주민들을 잘살게 만들 수 있겠지만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고 정권의 생존이 위협 당하는 건 아닌 만큼 자력갱생하면서 충분히 항전할 수 있다는 게 김 위원장의 계산”이라며 “이를 토대로 그가 발신하려는 대미 메시지는 ‘비핵화라는 통 큰 양보는 제재 유지가 아니라 상응 조치로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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