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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등반ㆍ무술 26단ㆍ헌혈 175회…이색 경력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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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등반ㆍ무술 26단ㆍ헌혈 175회…이색 경력 소방관들

입력
2018.11.09 17:46
수정
2018.11.1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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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 26단’ 임채관 대구 달서소방서 진압대장이 2009년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무술 26단’ 임채관 대구 달서소방서 진압대장이 2009년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무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소방청 제공

김성철(57) 광주 동부소방서 센터장은 18년째 ‘비번’인 날마다 도배, 도시락, 마술 등 각종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2001년 현장에서 만난 한 독거노인이 ‘집 벽에 구멍이 뚫려 쥐들이 들락날락한다’는 말에 도배를 도운 게 시작이었다. 이후 틈날 때마다 지역 내 독거노인 가구를 방문해 도배 봉사를 해왔다. 이 외에도 소방관이라는 전문성을 살려 노인 대학이나 장애인 센터, 유치원을 돌며 마술을 곁들인 안전 교육도 병행 중이다. 몇 년 전부터는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봉사까지 시작했다. 김 센터장은 ‘소방관 업무도 바쁘고 힘든데 시간이 어디 있냐’는 질문에 “봉사는 시간 있을 때 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소방청은 9일 ‘제56회 소방의 날’을 맞아 ‘헌혈 왕’ ‘무술 26단’ 등 다양한 이색 경력으로 119를 빛내는 대원들을 소개했다.

최상현(51) 경기 이천소방서 팀장은 정기적인 헌혈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헌혈 왕이다. 과거 방송에 나온 백혈병 환자에 골수를 기증하려고 마음먹었다가 마흔이 넘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게 발단이었다. 다른 방법을 찾던 중 혈소판이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성분 헌혈’에 동참하게 됐다. 혈소판 성분 헌혈의 경우 1회에 400mL를 채취하면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최 팀장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이런 헌혈을 175회나 했다.

박종선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대원이 2016년 히말라야 임자체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박종선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대원이 2016년 히말라야 임자체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소방청엔 프로에 버금가는 산악인도 있다. 박종선(43)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대원은 ‘설악산 산악구조대원’이면서 동시에 히말라야를 오른 ‘등반가’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설악산 산악구조대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구조 활동에 필요한 전문 지식을 배우기 위해서 등산 학교에 입학했다. 학교에서 암벽 등반 기술을 익히고 그간 꾸준히 체력 단련을 한 결과 2016년엔 히말라야 임자체(6,189m)를 등정하는데 성공했다.

화려한 경력의 무도인도 눈에 띈다. 임채관(55) 대구 달서소방서 진압대장은 국가 공인 합기도 9단, 특공 무술 6단 등 무술만 무려 26단이다. 현장 소방관에게 중요한 체력을 다지려고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무술 고수가 돼 버렸다. 2004년 영국에서 열린 세계소방관경기대회에서는 태권도와 가라테 종목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미술에 소질을 지닌 소방인도 있다. 같은 소방서의 정진희(45) 소방장은 그림 그리는 소방관으로 유명하다.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지만 이젠 화가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은 내공을 자랑한다. 2016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대한민국 신조형 미술대전’에서 특선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 남양주시 중앙 119 구조본부에서는 소방 관계자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소방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에서 “여러분의 봉사를 국민은 고맙게 생각하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자격을 가지고 있다”며 소방관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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