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팔에 흉터남지 말라고 경피용 BCG 백신으로 맞췄는데 비소검출이라니, 이미 접종한 아이들은 어떡하라고요.”

국내에 수입된 일본산 도장형(경피용) BCG 백신 첨부용제(생리식염수액)에서 발암물질 비소가 검출되면서 영유아 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하지만, 해당 백신이 주로 1세 이하 영아들이 접종 받는 주사라는 점에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본 BCG사가 제조하고 한국백신이 수입하는 경피용 BCG 백신 한 팩에는 백신 분말과 이를 희석하는 첨부용제(생리식염수), 접종용 침이 함께 포장돼 있는데, 이 가운데 첨부용제에서 최대 0.039㎍(0.26ppm)의 비소가 검출됐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비소의 하루 최대 허용량을 체중 5㎏ 기준 1.5㎍으로 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검출된 최대 비소량은 하루 허용량의 38분의 1 수준이다. 일본 후생성은 해당 백신을 하루 한번씩 평생 접종 받아도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보고 회수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한국 보건당국은 만약의 위험성에 대비에 시중 유통된 14만4,125팩을 전날 전량 회수했다. 식약처는 첨부용제 용기를 밀봉하는 과정에서 용기에 있던 비소가 액체에 섞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학부모들 사이 공포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아이에게 해당 백신을 맞췄다는 이지선(28)씨는 “자국도 안 남고 더 좋다는 말에 7만원 가량을 주고 경피용을 맞췄다”며 “일본에선 괜찮다고 했다지만 워낙 어릴 때 맞은 주사라 혹시나 해가 될까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면서 자녀의 BCG 백신 접종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는 이날 몇 시간 동안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 관련 내용이 첫 보고된 이후 3개월 뒤에야 국내에 알려진 것으로 파악된 데다, 보건당국이 백신 분말과 달리 생리식염수 등 첨부용액은 별도 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커졌다. 그간 첨부용액의 유해성 여부는 제조회사의 시험 성적서로 판단해 왔는데, 일본이 허가한 BCG사의 성적서 역시 별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식약처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백신 분말 자체에 집중하다 보니 첨부용제의 경우 관리가 미흡했던 점이 있어 관리 체계 강화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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