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 예상 투시도. 서울시 제공

서울대공원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야심 찬 계획이 과천 시민들의 반발에 표류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서울시 측 입장과는 달리, 과천 시민들은 ‘도시 미관’과 ‘안전상의 우려’를 들어 발전소 전면 철회를 요구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으로까지 비화할 위기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인 7일 과천 시민들로 구성된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열고 이에 동의하는 약 1만명의 과천 시민들의 서명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추후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도 요청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대공원 주차장 부지 16만㎡ 중 9만㎡ 상당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1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일명 ‘태양광 펀드’를 통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발전소를 세우고 여기서 개발한 전기를 한국전력공사(한전)에 팔아 낸 수익금을 다시 펀드 가입자와 나누는 ‘시민 참여형’ 방식이다.

사업 주체인 시 산하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해 1월 사업성 검토에 나서, 올해 1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전사업허가’를 받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개발에 성공하면 주차장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소 중 부산, 전남 영암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발전소가 된다.

조창우 서울에너지공사 햇빛발전부 부장은 “서울대공원 주차장은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그림자가 지지 않고, 햇빛이 좋아 태양광 발전소를 세우기엔 알맞은 부지”라고 사업 추진 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동네 주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관을 해치고, 안전 사고 우려가 있으며, 안전성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주차장 경계에서 300~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저층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재건축돼 고층 아파트가 될 경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흉물스러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시민들로 구성된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 발전소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7일 서울시청 앞에서 발전소 건설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 제공

김동진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과천시는 관악산, 청계산으로 둘러싸인 전원 도시인데 이 한복판에 태양광 패널을 깐다는 것은 경관도 망치고 잦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기를 생산해서 과천시에 주는 것도 아니고, 서울시로 다 가는데 과천에다 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업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초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로 예정됐던 발전소 완공은 기약 없이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천시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자 지난달 서울에너지공사가 서울대공원 태양광 발전소 설치를 위해 제출한 ‘공작물 축조신고’에 대해 허가를 보류한 상태다. 공사는 다음달 5일까지,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신청해야 한다. 현재 서울대공원의 ‘땅 주인’은 서울시지만, 관할 행정 구역은 과천시이다 보니 각종 건축물 허가권은 과천시가 가지고 있다.

서울에너지공사는 시뮬레이션 작업까지 동원해 주민 설득 작업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 부장은 “주민들이 반대하는데 강행하고 설치하기는 어렵다”며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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