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바이오 분식 의혹 2차 증선위
즉시연금 연루 생보사에 현장점검 예정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기자실에서 금융회사 준법감시 업무 담당 인력을 전체 임직원 수의 1% 이상으로 늘릴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금융기관 내부통제 제도 혁신방안 발표에 앞서 태스크포스(TF) 관계자를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증권선물위원회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 정황이 담긴 회사 내부 문건을 분식회계 의혹을 뒷받침할 핵심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7일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민금융 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바이오가 작성한 내부 문건에 담긴 내용이 금감원의 재감리 보고서에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거기 나온 주된 부분이 들어가 있다”고 답했다. 1차 증선위 때 핵심 증거를 내놓지 못해 증선위로부터 재감리 명령을 받은 금감원이 이번엔 제보자에게서 받은 삼성 내부 문서를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으로 제시한 셈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공개한 이 문서는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2015년 9월 1일부터 그 해 11월말까지 작성한 것으로, 회사의 고의 분식 과정을 보여주는 정황이 상당 부분 담겨 있다. 삼성바이오가 바이오젠 콜옵션 1조8,000억원을 부채로 반영할 경우엔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주주사인 통합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타격을 받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해선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꿔야 한다는 게 내부 문건의 골자다. 문서엔 또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을 것임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삼성바이오는 그 동안 줄곧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져 회계처리 방식을 바꿨다고 주장해 왔다. 증선위는 오는 14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2차 심의를 진행하고 이르면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윤 원장은 최근 국감에서 즉시연금 사태에 연루된 소비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과 관련, “일단 현장 점검부터 할 계획”이라며 “검사로 갈지는 좀 더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금감원은 ‘보복 검사’란 오해를 받을 것을 우려해 삼성생명 등 해당 보험사를 상대로 한 검사를 미뤄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조만간 피해 현황 파악을 위한 현장점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윤 원장은 서민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알지 못해 무턱대고 고금리 대출을 받는 일이 없도록 “서민금융의 상담 기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권에 사이버 서민금융 상담창구를 열고 금융소외 지역엔 서민금융 거점점포와 전담창구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는 “서민층의 급박한 사정을 악용한 불법 사금융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불법 사금융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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