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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7330] “돛을 올려요” 바람 타고 크루들과 세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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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7330] “돛을 올려요” 바람 타고 크루들과 세일링

입력
2018.11.15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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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여수 바다서 즐기는 요트

크루저 요트를 즐기는 여스수포츠클럽 회원들.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크루저 요트를 즐기는 여스수포츠클럽 회원들.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밤바다로 유명한 전남 여수는 해양레저스포츠의 천국이다. 다도해 푸른 바다를 앞마당 삼아 요트, 윈드서핑, 카약, 카누 등을 즐길 수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해양레저스포츠 체험자 수는 2015년 3만4,500여명, 2016년 4만600여명, 2017년 9만5,000여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보는 바다’에서 ‘즐기는 바다’로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는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요트 국가대표로 출전한 여수스포츠클럽의 주우석 사무국장은 “여수는 해양레저스포츠 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라며 “다양한 종목을 초보부터 단계별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갖춰졌다”고 소개했다.

바다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해양 스포츠는 요트다. 무동력의 세일링 요트를 이용해 바다를 항해하는 스포츠다. 세일링 요트에는 5명 이상이 함께 힘을 합쳐 파도를 가르는 크루저(Cruiser)와 한 두 명이 조종하는 딩기(Dinghy)가 있다. 요트를 타면 대자연에 몸이 적응해가는 것을 체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거친 파도와 강풍에도 굴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도 길러진다.

흔히 요트는 호화 레저스포츠로 인식됐다. 1980년대까지는 그랬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대중적인 레저스포츠로 뿌리 내리기 시작해 꾸준히 저변을 넓혔다. 여수를 비롯해 부산, 인천, 양양, 통영 등 해양도시에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마리나가 존재한다. 요트 조종 면허 취득자도 매년 10% 증가해 2016년 해양수산부 발표 기준으로 15만명에 달한다.

요트 가격도 해외 중고 요트를 구매하면 비용적인 부담도 덜하다. 일본에서 15년 이상 된 크루저 요트 가격은 2,000만원 내외다. 크루저 요트는 보통 12인승이며, 5명 이상 탑승해야 각자 역할에 따라 항해를 할 수 있다. 때문에 5명이 뜻을 모아 400만원씩 지출하면 구매가 가능하다. 또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름값 등 관리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계류 비용 역시 여수소효요트마리나의 경우 한 달에 20만원 정도다. 크루저 요트는 밑바닥에 균형추 역할을 하는 무거운 납이 달려 있어 ‘오뚝이’ 원리로 전복될 리도 없어 안전하다.

여수시장배 크루저 요트 대회 모습.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여수시장배 크루저 요트 대회 모습.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진입 장벽 또한 많이 낮아졌다. 해양 도시마다 스포츠클럽을 운영해 체험 요금이나 요트조정면허취득 교육 비용이 저렴하다. 여수스포츠클럽의 경우 크루저 요트 월 회원권은 3만원(월 3회 각 2시간), 교육 및 체험 요금은 초급(교육 1일) 2만원, 중급(교육 2일) 5만원이다. 여수스포츠클럽은 체험 요트 ‘르그랑블루47’, ‘빅애플45’를 보유 중이다.

크루저 요트는 주로 여름에 즐기는 대부분의 해양레저스포츠와 달리 계절을 타지 않는다. 날이 싸늘해진 요즘엔 찬 바다만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게 요트다. 주우석 국장은 “여름보다 파도를 많이 타서 스릴을 더 느낄 수 있고, 일정한 방향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타고 나아가는 재미도 더 있다”고 설명했다.

여수스포츠클럽에서 크루저 요트를 클럽 회원들과 즐기는 이영륜(57)씨는 “운전사 역할을 하는 스키퍼와 나머지 크루들이 보조를 하며 함께 나아갈 때 더 끈끈해지고 단합도 잘 된다”며 “동력 없이 바람에 따라 흘러가며 바다를 제대로 만끽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라고 말했다. 이어 “평일에도 일을 마치고 오후 6시쯤 요트를 타서 달빛이 비추는 ‘문라이트 세일’을 하기도 한다”면서 “한번 재미를 붙이면 그 맛을 절대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딩기 요트 체험.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딩기 요트 체험. 여수스포츠클럽 제공

1인 또는 2인이 연안에서 단거리 항해를 할 때 타는 딩기 요트도 인기가 많은 종목이다. 딩기 요트를 즐기는 장익희(52)씨는 “혼자 마음대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자연이 주는 혜택을 고맙게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딩기 요트는 바닷물과 접촉이 있어 겨울에 즐기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겨울의 강한 바람에 매력을 느낀 고수들은 이 시기도 놓치지 않는다.

주우석 국장이 말하는 해양레저스포츠에 빠지는 단계는 카약-딩기 요트-크루저 요트 순이다. 주 국장은 “카약에서 처음 바다를 느끼고, 딩기 요트로 단거리 항해를 하면 더 넓은 바다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며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크루저 요트를 타서 망망대해를 항해한다. 여수는 섬이 많아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는 재미가 두 배”라고 강조했다.

여수=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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