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인천 한 대형 교회 목사가 10~20대 여성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목사를 처벌해달라”는 요구가 청와대 청원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길들이다’라는 의미의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경제ㆍ심리적으로 취약한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든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달 31일부터 6일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모 교회 김모 목사를 처벌해달라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중 지난달 31일 올라온 ‘인천 OOO교회 김△△, 김XX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요(오)’라는 제목의 글은 6일 오후 4시 현재 6,800명이 넘는 청원 동의를 받았다.

성폭력 피해자 측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담임목사 김△△의 아들인 김XX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목사가 되기까지 10년간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중ㆍ고등부, 청년부 여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형태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용기를 낸 피해자는 총 5명이지만, 증언에 따르면 어림잡아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나 더 있다고 한다”라며 “그루밍 성범죄가 있던 때 피해자들은 미성년 시기였으나 현재 피해자들은 모두 20대 초반 성인이 됐고 증거 자료가 불충분해 혼인빙자 간음, 위계에 의한 성폭행 외에는 처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 글 외에도 ‘성범죄 인천 OOO교회 김△△, 김XX 목사를 처벌해 주십시오’ 등 3건의 글이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피해자들을 돕고 있는 김디모데 목사는 앞서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김 목사의 아버지)는 자신이 가진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해 아들이 저지른 성범죄를 덮으려 했다”라며 “또한 피해 아이들을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이단으로 몰고 교인들을 통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지난달 15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인천서노회에서 제명 처분을 받았으나 피해자들은 해당 교단에서만 목회 활동을 할 수 없는 제명이 아니라 면직 처분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목사는 현재 필리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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