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통령급 의전’의 전방 시찰로 논란을 자초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전후 사정을 해명하면서 공개 사과했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 위원회 결정에 따라 정부 및 군 주요 인사와 함께 국군 유해발굴사업 현장을 방문한 것이 오해를 낳았지만, 억울함을 토로하거나 반박하기보다 자리의 특수성과 무거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적절한 처신이라고 본다.

사실 그동안 항간에는 임 실장이 자리를 이용해 ‘자기 정치’를 한다는 의혹이 적잖이 나돌았다. 2020년 총선 출마설이 그 불을 지폈다. 그런 만큼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에 자신의 지휘계선에 있지 않는 청와대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 국방부 장ㆍ차관 및 군 지휘관 등을 대동하고 요란스럽게 비무장지대 GP초소를 찾은 것은 물론, 그 사진과 동영상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렸으니 뒷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비서실장은 장관급이지만 위상과 힘은 누구에 견줄 바가 아니다. 그 지위는 자기 이익을 접고 최고권력자를 빛나게 하는 그림자 역할에 충실할 때 더 강해진다. 불문율로 굳어진 그 역할은 청와대 참모 그룹을 통솔하며 대통령과 민심, 청와대와 내각 사이의 소통이 정직하고 올바르게 이뤄지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임 실장이 보여 준 가벼운 처신은 어떤 변명으로 가려질 수 없다. 오해라고 강변할수록 대통령의 신임을 과신하는 자만만 부각될 뿐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판문점선언 이행 상황을 살피러 간 임 실장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감싸기로 일관했다. 임 실장의 선글라스까지 문제 삼으며 논점을 흐린 자유한국당 이상으로 황당한 태도다. 이런 지원을 업고 임 실장은 이날 동영상에 GP통문번호를 노출한 것만 ‘사과’하고 나머지는 “옷깃을 여미며 무거움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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