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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냐 꿈이냐… '핫식스' 이정은의 미국 진출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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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냐 꿈이냐… '핫식스' 이정은의 미국 진출 선택은

입력
2018.11.06 10:11
수정
2018.11.06 18: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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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Q스쿨 수석 합격했지만

이제까지 뒷바라지한 가족 떠나야 해

“여건 마련 마련된다면 도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우승한 이정은이 6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1위’를 의미하며 손가락을 폈다. 김형준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에서 우승한 이정은이 6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1위’를 의미하며 손가락을 폈다. 김형준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를 1위로 통과한 ‘핫식스’ 이정은(22ㆍ대방건설)이 미국진출 의지를 조심스레 드러냈다. 가족 및 스폰서 등과 상의한 뒤 최종 결정하겠다는 뜻은 여전하지만 ‘원하는 여건만 마련된다면’ 미국진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을 빠져 나온 이정은은 본보와 만나 “언어나 집 등 미국 진출 준비가 덜 된 데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것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도 “선수들의 꿈인 LPGA 투어를 내가 편하자고 포기하는 건 생각해 볼 대목”이라고 했다. 그는 “일단 내가 원하는 여건이 갖춰진다면 (미국에)가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날 그의 얼굴엔 피로가 다소 묻어났지만, 마중 나온 가족과 팬들을 마주하자 이내 밝은 모습을 보였다. 아버지 이정호(54)씨와 어머니 주은진(48)씨도 대견하다는 듯 그를 다독였다. 사실 그가 미국진출을 주저했던 데는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환경에 대한 우려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나 이정은이 4세 때 운전 도중 당한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아버지 에 대한 애틋함이 짙다. 아버지는 그 동안 장애인 전용차를 직접 운전해 딸이 치른 거의 모든 국내 대회와 연습장을 데리고 다녔고, 외동딸 이정은 또한 부모를 살뜰히 챙기는 등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여느 선수 가족보다 진했다고 한다. 순탄치 않은 과정을 통해 국내 정상급 선수로 오른 이정은에게 가족과 함께 누려 온 행복이 누구보다 컸기에 미국진출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부모 마음도 비슷했다. “(딸이)수석으로 LPGA 진출권을 따내니 기특하고 장하다”며 활짝 웃은 어머니는 “부모 입장에선 딸이 한국에 있다면 편하겠지만 미국 무대에 나선다고 해도 말릴 수는 없다”고 했다. 미국진출 여부는 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얘기다.

이정은은 지난 4일까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 허스트 7번 코스에서 열린 Q시리즈 최종 8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 2주에 걸쳐 치러진 8개 라운드를 최종 합계 18언더파 558타로 마쳤다. 상위 45명에게 내년 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주는 이번 대회에서 출전 선수 102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정은은 “우승은 생각도 안 했는데, 마지막 5홀 정도 남기고부터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초반부터 커트라인인 45위 언저리에 있었으면 더 힘들었겠지만, 그래도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해 비교적 편하게 (경기를)하고 왔다”고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한 이정은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어머니 주은진(오른쪽) 씨에게 꽃다발을 받은 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를 1위로 통과한 이정은이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어머니 주은진(오른쪽) 씨에게 꽃다발을 받은 후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은은 9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 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에 출전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에서 상금ㆍ대상 포인트ㆍ평균 타수 등 주요 부문을 석권한 이정은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상금(9억5,305만원)과 평균 타수(69.725타) 타이틀을 방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그는 “ADT 캡스 챔피언십은 컷 탈락이 없기 때문에 조금은 공격적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대회를 잘 마친 뒤 이벤트 대회 등에 출전해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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