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마리의 수컷도 없이, 암컷끼리만 살아가는 흰개미 군집이 발견되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죽은 나무를 갉아 먹으며 살아가는 ‘흰개미’는 이름과는 달리 개미가 아닌 바퀴목의 곤충입니다.

일반 개미들은 생식개미와 병정개미, 일개미로 구분되는 일반적인 개미사회에서 수컷은 오로지 여왕과 교미를 위한 생식개미 역할만 하는데요. 흰개미는 이와 달리 암수가 함께 모든 업무를 분담한다고 합니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흰개미 사회에는 여왕개미와 왕개미가 함께 존재하고, 이들이 일부일처제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단 한 마리의 수컷도 없이 암컷끼리만 살아가는 흰개미 군집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호주 시드니대 토시히사 야스히로 박사 연구진은 일본 남부 해안지방의 흰개미 군집 74개를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무려 절반에 해당하는 37개 군집이 암컷으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심지어 수컷이 없는 흰개미 군집의 여왕개미는 생식기관에 정자를 저장하지 않고, 수정되지 않은 상태의 알을 낳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는 곧, 흰개미들이 암수가 짝을 이루지 않고, 스스로의 유전자와 동일한 다른 개체를 만드는 완전한 ‘무성생식’으로 번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무성생식으로 태어난 흰개미가 유성생식으로 태어난 개체보다 서식환경에 더 잘 적응하고, 성장속도도 2배나 빠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구를 이끈 야스히로 박사는 수컷 없는 흰개미 사회가 유지되는 원인 중 하나로 “발견된 흰개미의 서식지가 육지와 멀리 떨어진 해안가여서 이들에게 치명적인 땅 속의 병원체와 싸울 일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동안 유성생식을 통한 번식은 생존에 중요한 자연계의 요소로 여겨져 왔습니다. 암수의 유전자가 계속 섞이면서 발생하는 유전적 다양성이 생물의 환경적응을 돕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번 연구로 흰개미처럼 고도로 발달된 사회를 이루는 동물도 수컷 없이 사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자연의 사례가 남게 된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수컷 없이 암컷끼리 살아가는 흰개미라니, 마치 현대판 아마조네스(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전사로만 이루어진 전설의 부족)같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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