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법무부와 대검찰청 등 수도권에서만 근무하는 ‘귀족검사’가 사라지고,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되려면 지방검찰청 부장검사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법무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의 ‘검사 인사규정’ 등을 발표하고 입법예고 절차에 착수했다. 인사에서 자의적 요소를 없애고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하는 방식으로 인사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이 경우 귀족검사, 정치검사가 나오기 어렵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일반 평검사는 법무부ㆍ대검 전입ㆍ전출시 수도권 3회 연속 근무를 제한하는 내용의 ‘경향교류 원칙’을 강화했다. 특정 근무지 장기 근무를 막겠다는 취지다. 청와대 국정원 등과의 유착 관계 문제를 야기했던 외부기관 파견도 직무 관련성과 협업 필요성, 검사 정원 대비 파견 검사 비율 등을 고려해 필요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기로 했다. 수직적이라고 평가받는 검찰을 수평적 조직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다면평가 근거도 마련했다.

법무부가 검사 인사제도 법제화 의지를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듯, 검찰 개혁도 결국 인사 개혁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셀프 개선책으로 검찰 개혁의 예봉을 적당히 피해 가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직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입법화에 전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의 소극적 자세가 원인이지만 검찰의 은근하고 조직적인 저항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매듭짓고 공수처 법안도 하루 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후반기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1일 공식 출범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관련법 제정은 국회 몫이지만 검찰도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적극 요구해서 관철시켜야 한다.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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