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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고혈압 환자 1,100만명…100세시대 혈압 관리 중요

입력
2018.11.12 23:5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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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 많이 있고 혈압이 높아도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다 보니 고혈압을 너무 쉽게 여긴다. 게다가 고혈압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일 뿐이라거나, 죽염이 고혈압을 낮추는 데 좋다는 등 잘못된 건강정보가 인터넷에 넘쳐난다. 그러나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다. 혈압조절이 안되면 뇌졸중, 심부전, 만성콩팥병, 실명, 급성심근경색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삶의 질이 확연히 떨어지고 수명이 5년까지 줄어든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했다. 우리는 고혈압을 잘 알고 관리하고 있는가? 올해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팩트시트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성인인구 1,100만명이 고혈압 환자이다. 이 가운데 무려 385만명이 고혈압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 530만명은 치료를 지속하지 않고, 590만명은 고혈압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

30~4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더 심각하여 인지율과 치료율이 50% 미만으로 보건학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 10년간 고혈압 조절률에 변화가 없고 지금도 44% 밖에 되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중 고혈압과 관련이 있는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이 3위, 고혈압성질환이 9위로 고혈압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흔하지만 위중한 병이다.

혈압은 음식이나 활동여부뿐만 아니라 혈압을 재는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수면 시 측정되는 야간혈압은 일상생활 중에 측정하는 주간혈압보다 10~20% 낮게 측정되는 일중변동이 있다. 기온변화에 따라서도 혈압은 달라져 여름에는 혈압이 낮아지고 겨울에는 올라가는 연중변동도 있다. 기온이 낮아지면 우리 몸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되는데 이로 인해 혈압이 상승되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심각한 합병증인 뇌졸중과 급성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은 겨울철 특히 이른 아침에 많이 발생한다. 잠을 자다가 혈압이 낮아졌다가 아침 기상 무렵부터 오전에 활동을 시작할 때 억제되어 있던 교감신경이 다시 항진되면서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고 맥박이 빨라져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겨울철 고혈압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기존에 처방 받은 고혈압 약을 잘 복용하자. 혈압이 잘 조절되던 고혈압 환자도 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갑자기 크게 상승하여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가정혈압을 측정하자. 가면(假面)고혈압이나 아침고혈압 등을 염두에 두면서 혈압변동에 관심을 가지고 높게 측정되면 주치의와 상의하여 적정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새벽운동은 피하고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자. 운동을 나갈 때 집안에서 미리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고, 체온유지를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자. 고령이거나 혈압이 들쭉날쭉 한다거나 심부전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약물을 복용 중일 때에는 실내ㆍ외 기온변화에 따른 혈압조절이 잘 되지 않으므로 더 조심하여야 한다. 추운 곳에서 오래 머물다가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어지러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백세시대를 앞두고 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 혈압과 더불어 체중, 허리둘레, 혈당,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등 본인의 건강과 관련된 수치들을 알아두고 정상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고혈압 예방관리를 위한 생활수칙인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싱겁게 골고루 먹기, 유산소운동, 적정체중 유지, 금연과 절주 등 생활습관개선과 함께 체온을 적절히 유지한다면 고혈압이나 심뇌혈관질환이 있더라도 겨울철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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