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인터뷰

미국정골의학회, 지난 9월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채택
한의학 미국 진출 토대 마련돼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은 “미국 의사들이 한의학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채택해 한의학을 인정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자생한방병원 제공

추나(推拿)요법, 동작침법 등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의 한의학 비수술 척추치료법이 의료선진국 미국 의사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미국정골의학협회(AOA)는 지난 9월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정식 보수교육 과목으로 채택했다. 한의학이 미국 전역으로 뻗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미국에는 의사(MD)와 정골의학의사(DO)라는 두 종류의 진료권 면허를 가진 의사가 존재한다(2020년 통합 예정). MD와 DO 모두 수술과 약처방권을 갖고 있다. 의료인은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마다 보수교육을 받아 학점을 채워야 한다. 미국 의료인은 자생한방병원의 한방 비수술 치료법 교육을 이수하면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신 명예이사장은 이를 기념해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정골의학콘퍼런스(OMED) 2018’에서 한방 비수술 치료법을 강연했다. 의료인 3만여명이 참여하는 이 행사에서 유일하게 한의사로 연단에 섰다.

자생한방병원에서 만난 신 명예이사장은 “선친(청파 신현표 선생)이 10년간 집대성한 비방을 토대로 탄생한 치료법이 미국에서 인정받게 돼 뿌듯하다”며 “한의학이 현대의학과 대등한 입지를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 명예이사장이 만든 추나요법과 동작침법은 선친인 청파 신현표 선생의 의서 ‘청파험방요결’에 두고 있다. 신현표 선생은 독립운동단체인 대진단 단원으로 1927년부터 중국 지린성 룽징시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1931년 서대문형무소에서 10개월간 옥고를 치른 뒤 1932년 만주에서 의사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독립운동을 계속하던 그는 6ㆍ25전쟁 때 남한으로 내려와 1957년 한의사 시험에 합격했다. 흩어져 있던 가문의 비방(秘方)을 정리한 ‘청파험방요결’이라는 책을 낸 것도 이즈음이다.

신 명예이사장은 청파험방요결 등 선친에게서 전수받은 가문의 비방을 현대에 맞는 치료법으로 발전시켰다. 추나요법과 동작침법 등을 개발하고 표준ㆍ과학화해 오늘날 대표적인 한의학 비수술 척추치료법으로 꽃을 피웠다. 게다가 미국 의사들의 정규 보수교육 과목으로까지 채택됐다. ‘청파험방요결을 통해 가전 비방을 전수하니 양방과 한방의 장점을 살려 후손들이 한의학을 더욱 발전시키라’는 신현표 선생의 ‘청파험방요결’의 맺음말을 실현한 것이다.

신 명예이사장은 “일제는 한의학을 비과학적인 미신으로, 한의학 시술자를 의생(醫生)이라고 규정하는 등 한의학을 폄훼했다”며 “선친이 힘쓴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 일제시대 잔재를 청산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한의학 현대ㆍ표준화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표준화하기 위해 대한추나학회를 만들고 자생척추관절연구소도 세웠다. 그는 “현대의학의 본고장인 미국 의사들이 다른 국가의 전통의학도 과학적으로 검증됐다면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세계 의사들과 학술ㆍ기술 교류를 더욱 늘려가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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