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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은 “수사 중” 앵무새… 속타는 숙명여고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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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은 “수사 중” 앵무새… 속타는 숙명여고 학부모

입력
2018.11.0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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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9월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홍인기 기자
경찰이 9월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숙명여고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홍인기 기자

숙명여고 학부모들이 시험 문제 유출 의혹 수사가 진행되는 두 달 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학교 측에 그간 쌓인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숙명여고 시험 유출 의혹 수사를 의뢰 받은 건 지난 8월31일.

숙명여고 학부모 일부는 그보다 하루 앞선 30일부터 '내신 비리 전수 조사', '쌍둥이 성적 무효 처리' 등을 요구하며 평일 밤마다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초래됐는데도 학교 측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불가능하다"는 태도만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학교 측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여기에는 ▲교무부장과 쌍둥이가 아직 무죄라고 생각하나 ▲숙명여고 정상화를 위해 학부모와 왜 소통하지 않나 ▲쌍둥이의 수많은 수상 내역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나 ▲교무부장과 쌍둥이에 대한 파면과 퇴학 계획 유무 ▲과거 이번 사건과 같은 내신 비리 정황이 있었는지 ▲이번 사건은 교무부장 혼자 개입한건지 ▲3심 판결전까지 징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교사 징계할 것인지 ▲쌍둥이 0점 처리와 성적 정상화 미루는 이유 ▲상피제 당장 실시하지 않는 이유 ▲학생과 학부모 등에 사과할 계획이 있는지 등 10개 질문이 담겼다.

비대위는 같은 달 16일에도 "언론 보도를 통해 쌍둥이의 피의자 입건이 공식 확인됐다"면서 ▲숙명여고 2학년 학생들의 성적 정상화 ▲전직 교무부장 파면 등을 요구하는 문건을 학교 측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아무 반응도 없다.

비대위 소속 학부모 A씨는 뉴시스에 "아직 학교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장을 받지 못했다. 너무 답답하다"고 전했다.

학교 측에서 별 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자 시교육청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달 24일 시교육청 장학사에 전화를 걸어 "고사 중 부정행위를 했거나 동조한 학생에 대해 해당 고시를 0점처리하는 규정을 두고 변호사 자문을 받겠다고 하셨는데 공식 입장이 나오셨냐"고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장학사 역시 "수사 결과가 발표된 게 아니라서 계속 논의 중"이라며 변호사에게 자문 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A씨는 다시 "지난번 운영위원회에서 3심 결과까지 나와야 의혹 당사자 학생들에 대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학교 측 발언이 있었다. 진짜 (장기간 소요되는) 3심까지 가야 가능한 거냐"고 질문했다.

장학사는 또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공식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되풀이했다.

학부모들은 의혹 당사자에 대한 답변이 아니라 사안에 대한 대처법이라도 말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른 학부모 B씨는 "당장 피의자들을 어떻게 해달라는 건 아니다. 다만 만약 수사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도 말해주지 않아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학부모 C씨는 "학교 측에서 아무런 논의도 못하게 한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쌍둥이 얘기를 하지 말라고 한다"며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이야기를 하면 그게 학교 폭력이라며 입단속을 시키고 겁만 주고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지난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1학년 1학기 당시 전교 59등과 121등이던 쌍둥이 자매가 2학기 이·문과 전교 5등 및 2등, 2학년 1학기 각각 이·문과 전교 1등을 했고, 아버지가 학교 교무부장이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통해 자매가 나중에 정답이 정정된 시험문제에 변경 전 정답을 나란히 적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1일 브리핑에서 "수능 시험이 열리는 이달 15일까지는 수사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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