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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 인사이드] 발효유 식품의 명가, 가정 간편식 배달사업 진출 ‘미소’

입력
2018.11.04 15:00
수정
2018.11.04 20: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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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가 지난해 7월 ‘잇츠온’이란 브랜드로 가정간편식(HMR) 배달 시장에 뛰어들자 업계에선 이 회사의 강점인 방문 판매와 간편식 사업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국에 퍼져 있는 방문판매원 ‘야쿠르트 아줌마’의 배달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면 배달 전문 간편식 시장에서 단숨에 점유율을 올리며 회사 전체 실적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효유에 집중된 회사의 사업 구조를 간편식 제품들이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관심사였다. 회사 주력 상품인 발효유 시장이 정체돼 있어 연 매출도 수년간 9,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던 터였다. 1년여가 지난 현재 평가는 긍정적이다. 올 7월까지 잇츠온의 1년간 누적 매출은 180억원을 기록했다. 완제품 중심의 간편식에 이어 밀키트(반조리식품)를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

냉장 전동카트 ‘코코’로 날개를 단 야쿠르트 아줌마의 활약과 커피음료(콜드브루 바이 바빈스키), 간편식 등으로 다변화한 포트폴리오가 시너지를 낸 결과 2013년부터 3년 연속 매출 감소하던 한국야쿠르트는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 1조314억원, 영업이익 1,0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2%, 4.3%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야쿠르트 아줌마 채널로만 판매되는 콜드브루는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 라면ㆍ음료 사업 부문을 독립 법인 ‘팔도’로 분리하기 전인 2010년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하는 데도 성공했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이사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채널 경쟁력 등 한국야쿠르트의 강점이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며 “밀키트를 중심으로 간편식 시장을 지속해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국내 첫 발효유 전문 기업이다. 창업주 윤덕병 회장이 1969년 설립한 뒤 이듬해 일본 야쿠르트에 유산균 종균을 공급받는 조건으로 지분 38.3%를 넘기는 합작 계약을 맺으면서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1971년 한국야쿠르트가 국내에 선보인 ‘야쿠르트’는 10년 만에 판매량이 100배 이상 늘어나며 국내 대표 발효유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야쿠르트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방문 판매 방식이다. 친근한 이미지의 주부 판매원은 직접 소비자를 만나 발효유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서 매출을 끌어올렸다. 1971년 47명에 불과했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1만3,000여명으로 늘었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발효유 매출은 라면ㆍ음료 등 다른 사업이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회사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한국야쿠르트의 방문 판매 매출 비중은 전체의 90% 이상이다.

한국야쿠르트의 가장 큰 약점은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을 제외한 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1980년대 후발주자들이 속속 발효유 시장에 뛰어들며 회사 성장이 더뎌지자 한국야쿠르트는 라면ㆍ스낵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라면을 제외한 사업에선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팔도 비빔면’ ‘팔도 왕뚜껑’ ‘꼬꼬면’ 등의 히트 상품을 배출한 라면 사업도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며 부침을 반복하다 2012년 비락식혜 등을 생산하는 음료 부문과 함께 독립법인 ‘팔도’로 분리됐다. 윤 회장의 아들 윤호중 전무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의 지분 40.83%를 확보하며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윤 전무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윤 전무는 경영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으며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06년 자산운용사 플러스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2009년 능률교육 인수, 2010년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로 외식사업 진출, 2011년 의료기기 제조사 큐렉소 인수, 2012년 영어교육서비스 주니어랩스쿨 인수, 2013년에는 유아 교육기업 베네세코리아 인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추진했다.

실적은 대부분 저조하다. 특히 자회사 코코브루니는 지난해까지 7년간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다 또 다른 자회사 비락에 흡수됐고, 큐렉소도 인수 이후 7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자회사들이 모회사의 실적을 깎아 먹고 있는 셈이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전체 규모에 비해 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며 “다만 교육, 헬스케어 분야는 건강사회 건설이란 창업정신에 기반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며 가시적 성과도 창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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