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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9이 16만원…자급제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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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9이 16만원…자급제폰의 힘!

입력
2018.11.02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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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ㆍ인터넷 쇼핑몰, 제조사와 협업 할인… 골목상권 침해 반론도 

[저작권 한국일보]갤럭시S9 구매 가격 비교_신동준 기자/2018-11-01(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갤럭시S9 구매 가격 비교_신동준 기자/2018-11-01(한국일보)

지난달 31일 국내 대표 휴대폰 커뮤니티 사이트 ‘뽐뿌’에는 방금 산 갤럭시S9과 갤럭시워치를 찍은 ‘인증샷’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이들은 하나같이 “하이마트 어디 지점이에요”라고 물었다.

휴대폰 구매자들이 통신사 대리점이 아닌 하이마트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하이마트에서 진행한 할인 행사 때문이다. 최신 고가폰인 갤럭시S9 또는 갤럭시S9플러스를 갤럭시워치와 함께 구매하는 고객에게 50만원에 달하는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1일 하이마트에 따르면 하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일 동안 하이마트에서 자급제 휴대폰을 20만원 이상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자급제 휴대폰은 대형 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가입 통신사에 상관없이 판매하는 휴대폰이다. 요금제를 가입시키면서 24개월, 36개월 등으로 조건을 거는 통신사의 약정제도에 얽매일 필요 없고, 구매한 뒤 본인이 원하는 통신사 유심칩을 끼우기만 하면 된다.

하이마트에서 진행한 할인 대상 스마트폰은 △갤럭시S9ㆍS9플러스, V35씽큐, G7ㆍG7플러스(25만원 할인) △LG V40씽큐, 갤럭시노트9(20만원 할인) 등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모두 자급제용으로 들여온 물량”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업해 할인행사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갤럭시S9ㆍS9플러스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하이마트의 행사 할인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추가 할인 프로그램이 더해져 할인 폭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갤럭시S9시리즈와 갤럭시워치를 같이 구매하는 고객에게 24만원가량 추가 할인이 적용됐다. 여기에 쓰던 휴대폰을 반납하면, 중고 시세의 최대 2배까지 더 쳐주는 삼성전자 특별 보상 프로그램으로 중고폰 가격을 현금으로 보상받고, 끼워 구매한 갤럭시워치는 다른 사람에게 되팔면 결과적으로 출고가 95만7,000원의 갤럭시S9을 손에 넣은 소비자가 지불할 돈은 10만원대로 뚝 떨어지게 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하이마트 방식처럼 자급제폰만 판매하고, 통신사 대리점은 휴대폰 판매에서 손을 떼도록 강제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추진 중이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반대 이유는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한다 하더라도 가격 경쟁이 일어날 것이라 장담할 수 없고 자금력 높은 대기업 유통망만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하이마트 할인판매가 자급제 시장 활성화 시 예상되는 경쟁 효과를 보여준다고 말한다.

국내 휴대폰 유통 시장은 통신사 매장이 장악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는 매장들이 요금제 가입자를 유치하고 휴대폰을 팔면 매장에 판매장려금을 지급한다. 이 판매장려금에는 이통사 재원뿐 아니라 제조사 마케팅비용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그 구조가 불투명하고 판매장려금이 일부 이용자에게 불법 지원금으로 지급되는 등 공정한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

하지만 자급제 휴대폰은 유통점과 제조사는 단말 판매에만 집중하면 돼, 이번 하이마트와 같은 과감한 할인 행사가 더 많이 진행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 유통점도 온라인 쇼핑몰 등과 무한 경쟁을 하고 있어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려면 할인 폭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자급제폰 비중이 너무 적고, 대형 유통사가 적극적으로 할인 행사를 하려해도 영세상 비중이 절대적인 통신사 대리점들의 ‘골목상권’이 무너진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휴대폰 유통에서 통신사 매장 비중이 과도하게 높으면, 제조사도 통신사도 수익 유지와 관리가 쉬어, 경쟁이 일어나기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유통경로를 다양화해 인터넷 쇼핑몰처럼 유통 단계를 줄인 곳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는다면,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활성화해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서울 용산전자상가. 한국일보 자료 사진
휴대폰 판매점이 밀집해 있는 서울 용산전자상가. 한국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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