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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잊힌 뿌리, 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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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의 잊힌 뿌리, 면화

입력
2018.11.02 04: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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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베커브 ‘면화의 제국’

면화를 통해 자본주의를 보면 공장의 남성 노동자가 아니라 후진국 여성의 노동집약적 농업이 먼저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면화를 통해 자본주의를 보면 공장의 남성 노동자가 아니라 후진국 여성의 노동집약적 농업이 먼저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근대 자본주의라 하면, 선진국 공업도시의 거대 공장과 그곳을 오가는 억센 남성 노동자들을 떠올릴지 모르겠다. 이 책은 그게 아니라 후진국의 노예 노동, 그리고 여성 노동이 근대 자본주의의 기반이었다고 주장한다. ‘면화’를 소재로 삼은 이상, 당연한 수순이다 싶다. 더불어 18세기 동서양 간 발전이 역전되는 ‘대분기’가 있었다는 케네스 포메란츠의 주장, 19세기를 ‘부르주아의 시대’라 명명한 에릭 홉스봄의 주장도 비판한다.

면화의 제국

스벤 베커트 지음ㆍ김지혜 옮김

휴머니스트 발행ㆍ848쪽ㆍ4만2,000원

면화를 기준으로 보자면 제조업의 대분기 이전에 이미 글로벌 차원의 업종 분담이 있었으며, 19세기를 부르주아 시대라 부른 건 식민지 착취를 외면한 유럽중심주의 시각일 뿐일 수도 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일제가 조선을 방직공장으로 만들려 했다면, 지금 우리는 후진국에서 생산된 면직물을 소비한다. 이렇게 물고 물리는 글로벌 면화의 역사를 정리했다. 늘 제국의 피해자임을 내세워 온 우리가 어쩌면 제국의 일원일지도 모른다니 기분은 묘하지만 말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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