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지보전 정책 전환에 반달곰 KM53도 한몫
멸종위기복원센터가 연내 복원에 들어가는 멸종위기종 야생생물Ⅰ급 수달.

오는 2027년까지 현재 복원에 들어간 반달가슴곰, 산양을 포함해 대륙사슴,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25종이 복원된다.

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정책 방향을 개체 복원에서 서식지 보전 중심으로 전환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 2018~2027’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우선 복원 대상종인 25종을 복원한다고 30일 밝혔다. 종합계획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야생생물 보호 기본계획’의 하위계획으로 10년 단위로 세워진다.

이번 종합계획은 멸종위기종 개체 증식ㆍ보충 위주로 복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서식지를 먼저 평가ㆍ분석하고 개선하는 대책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증식과 복원에 앞서 서식지를 사전평가해 야생생물에 적합한 서식여건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사, 연구와 개선사업을 벌인다.

현재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은 총 267종. 이 가운데 시급성과 복원가능성을 고려해 25종은 우선 복원대상종으로, 이를 포함한 64종은 복원대상종으로 선정했다. 25종 우선 복원대상종 가운데 현재 증식ㆍ복원 대상은 반달가슴곰, 산양, 여우, 수달, 저어새, 황새, 따오기 등 총 7종. 이 중 따오기는 증식에 성공했지만 아직 야생에는 방사하지 못했다. 7종 외에 25종에는 포유류인 대륙사슴, 사향노루를 비롯해 양서파충류 비바리뱀, 수원청개구리, 육상식물 나도풍란, 곤충 장수하늘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나도풍란. 국립생태원 제공

또 한반도 서식지 보전을 위한 남북과 국제협력를 강화한다. 남북 비무장지대(DMZ) 생물상 조사, 백두산 호랑이(조선범) 서식환경 보호사업 등 한반도 상징지역ㆍ상징동물 보전협력을 추진하고, 대륙사슴, 따오기, 반달곰 등 남북 생물종 교류 협력사업도 검토한다. 러시아와는 대륙사슴 원종 도입과 반달가슴곰 유전적 다양성 증진 등을, 중국과는 따오기 도입을 비롯해 조류독감 모니터링, 예찰정보 등을 공유할 예정이다.

여울마자. 국립생태원 제공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31일에는 경북 영양군 대천리 일대에 축구장 358개를 합친 규모인 255만㎡면적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개원한다. 멸종위기종 분포 조사부터 종 복원 기술개발, 증식ㆍ복원 및 사후관리를 하면서 멸종위기종 복원의 전 과정에 대한 총괄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올해 내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여울마자, 황새, 수달, 나도풍란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양비둘기, 참달팽이, 금개구리 등 7종의 복원사업을 시작한다. 이날 발표한 종합계획에 따른 복원대상 종에 대한 서식지 연구와 복원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그동안 멸종위기종 복원기관의 중복과 난립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소속 산하기관의 기능을 조정키로 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수행하던 멸종위기종 조사ㆍ연구 등은 기능은 2020년까지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이관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20년까지 반달가슴곰, 여우 등 진행중인 복원사업은 지금처럼 수행하고 이후에는 야생적응훈련, 야생방사, 관찰 등 서식지와 현장 관리 기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난 8월말 경북 김천 증산면 수도산 해발 800m 지점에서 방사되기 직전 반달가슴곰 KM53의 모습. 환경부 제공

환경부가 이처럼 개체 복원과 증식에서 서식지 보전정책으로 전환한 데에는 지리산을 떠나 김천 수도산에 정착한 반달가슴곰 KM53의 역할도 컸다. 2015년 1월에 태어난 KM53은 그해 가을 지리산국립공원에 방사됐지만 지난해 6월 90㎞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을 벗어난 곰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곰을 포획해 지리산에서 다시 방사했으나, 또다시 수도산에서 발견됐고 지난 5월에는 세 번째로 지리산을 떠나 수도산으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앞다리 복합골절 수술을 받고 회복해 지난 8월 방사된 후 다시 수도산 쪽으로 이동해 서식지를 찾는 것까지 확인됐다. 환경부는 “KM53이 김천 수도산까지 장거리 이동을 함에 따라 곰의 안전한 이동 문제 등 서식지 안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한 측면도 정책 전환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개구리. 국립생태원 제공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반달가슴곰 복원을 시작으로 환경부가 종 보전 정책을 추진한지 15년이 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10년간 서식지 개선과 종 복원을 위한 세부과제 이행을 통해 한반도의 많은 생물들이 DMZ에서 만나고 백두대간 생태축을 따라 안전하게 남북을 서로 오가며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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