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제비갈매기 어미가 지난 5월 부화한지 12일째되는 새끼를 보호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전세계에 100마리밖에 남지 않은 국제적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가 3년 연속 국내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가 3년 연속 전남 영광군 칠산도에서 번식에 성공함에 따라 번식지로 알려진 중국 등 국제사회와 보호활동과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알려진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는 한국의 칠산도와 중국의 지우산점, 우즈산섬, 대만의 마주섬, 펑후섬 등 5곳의 섬뿐이며, 월동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다.

국립생태원은 칠산도에서 2016년 뿔제비갈매기 5마리의 서식이 처음 확인된 이후, 매년 1마리가 부화해 번식에 성공했고, 매년 찾아오는 어른 새의 마리 수가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번식지로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뿔제비갈매기가 부화한지 3일째되는 새끼를 품고 있다. 왼쪽 아래에 새끼가 어미품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국립생태원 제공

올해의 경우 3월부터 5월까지 총 7마리의 뿔제비갈매기가 순차적으로 칠산도에 찾아왔고, 이 중 2쌍이 각각 1개의 알을 낳았다. 2개의 알 중 1개의 알만이 26일 뒤에 부화해 1마리만 번식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뿔제비갈매기 6마리 중, 2쌍이 각각 1개의 알을 낳았으나 1마리만 부화해 2016년 이후 매년 1마리만 번식에 성공했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2016년 이후 3년간 뿔제비갈매기의 번식 과정영상을 분석한 결과, 뿔제비갈매기는 초봄인 3월 말에 번식지에 도착해 4~5월에 알을 낳는다. 5월에 태어난 새끼는 40~44일 이후 비행능력을 갖춰 부모새와 함께 섬을 벗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월 중순에 번식을 끝낸 후에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이동하여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뿔제비갈매기 부부가 괭이갈매기에게 경계 행동을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국립생태원은 2016년부터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영상을 분석한 데 이어 지난 3월부터는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생태 자료를 확보하고, 번식 개체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올해 3월 칠산도에 ‘사회성 이용 유인시스템’을 설치했다. 사회성 이용 유인시스템은 새를 유인하는 모형과 해당 종의 고유한 소리를 재생해 같은 종들이 모여들게 하는 장비다.

특히 무인카메라를 통해 올해 5월 뿔제비갈매기 암컷 1마리가 일몰 무렵에 알을 낳는 장면을 세계 처음으로 영상에 담았다.

국립생태원은 이번에 확보한 뿔제비갈매기의 생태정보가 향후 종 보전ㆍ관리방안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6월 부화한지 40일째되는 새끼 뿔제비갈매기가 지면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국립생태원 제공

뿔제비갈매기는 1937년 이후 63년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가 2000년 들어 중국 남부의 한 섬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화제를 모았고 생태정보가 거의 없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새다.

과거 생존 개체군 크기나 분포지, 생태 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멸종의 원인은 정확히 규명하기 어렵지만 1950년대 이후 중국에서 진행된 대대적인 동부 해안습지 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와 물고기 남획이 번식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연구와 번식지 보전을 위해 중국 등과 국제적인 협력체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유승광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뿔제비갈매기의 번식 개체수 증가를 위한 방안, 지속적인 생태자료 확보, 서식지 보호 등 추가적인 보호, 관리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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