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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재활용 전도사 “비접착식 라벨 제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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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재활용 전도사 “비접착식 라벨 제도화해야”

입력
2018.10.26 17:41
수정
2018.10.26 18:46
25면
0 0

권기재 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장

“악성 쓰레기 중 절반이 페트병… 환경부 고시 개정한다니 다행”

권기재 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 중앙회 회장은 "페트병 재활용이 활성화돼 페트병이 길에 굴러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페트병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국가에 큰 도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재 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 중앙회 회장은 "페트병 재활용이 활성화돼 페트병이 길에 굴러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면서 "페트병 재활용 비율을 높이는 것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국가에 큰 도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페트병은 쓰레기가 아니라 돈입니다.” 26일 오후 부산 범천동에서 만난 권기재(60) ㈔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 중앙회 회장. 국내 신지식인을 각 분야 별로 발굴하면서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요즘 페트병 재활용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자신의 세무회계 사무실 안에는 ‘페트병 연구실’이 따로 있을 정도다. ‘페트병 연구실’ 테이블에는 크고 작은 각국의 페트병들이 수북하게 세워져 있었다.

권 회장은 25일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폐페트병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폐페트병의 경우 95%가 본드로 페트병의 라벨을 부착하는 ‘접착식’”이라며 “이 방식은 페트병 재활용을 위해 본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과 비용 증가라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라벨에 본드를 붙이지 않고 절취선을 만들어 쉽게 라벨을 분리할 수 있도록 하면 재활용이 아주 수월해 진다”면서 “그래서 본드로 라벨을 부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관련 환경부 고시 등 주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감에서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자 환경부는 절취선을 이용해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하는 데 적극 찬성하고 올해 연말까지 관련 환경부 고시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이 페트병 재활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4월 1일. 잠결에 쓰레기 대란 관련 뉴스를 듣곤 ‘국민 세금으로 쓰레기를 치우는 데 세금을 내고 쓰레기 대란을 우리가 왜 겪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다.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페트병을 중국에 돈을 주고 버리면서 일본에는 돈을 주고 깨끗한 폐페트병을 원료로 수입한다는 데 깜짝 놀랐다”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에 오기가 발동해 파고 파 보니 환경부 고시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쓰시마에 가서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일본에서는 버려지는 페트병이 터미널이나 시장의 쓰레기통은 물론이거니와 쓰레기 수거장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고 했다. 일본은 ‘비접착식 라벨 부착’ 폐페트병의 95%를 자원화해 일본 내에서 88%를 자체 재활용하고 남은 것은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국내에서 버려지는 페트병과 관련 문제점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리고, 환경부에 보냈다.

권 회장은 “문제점을 제가 직접 설명하는 동영상 2편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1편 조회 횟수 23만회, 2편 조회 횟수 107만회에 달했다”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과 격려를 해 줬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국내 악성 쓰레기 중 비닐과 플라스틱이 80% 가량을 차지하고 이중 50%가 페트병”이라면서 “페트병 중 25% 이상이 생수병인데 생수병만 잘 재활용해도 악성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간장 페트병의 손잡이까지도 페트병과 같은 재질로 만들어 아예 통째로 재활용이 가능하다”면서 “그렇지 못한 우리나라도 빨리 개선 방안을 찾아야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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