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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의 어제] 다국적 유인 우주정거장 ISS 18년... 빈집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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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속의 어제] 다국적 유인 우주정거장 ISS 18년... 빈집 위기

입력
2018.10.28 15:00
수정
2018.11.03 09: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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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소유스 MS-09 우주선(왼쪽)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모습. 미항공우주국(NASA) AP 연합뉴스
지난 6월 소유스 MS-09 우주선(왼쪽)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모습. 미항공우주국(NASA) AP 연합뉴스

2000년 11월2일. 이틀 전 발사된 소유스 우주선 TM-31의 미국인 빌 새러드와 러시아인 유리 기드젠코, 세르게이 크리칼레프가 이날 지구 궤도에 떠있던 모듈(과학실험실)로 옮겨 타면서 우주생활을 시작했다. 이로써 1998년 착수된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는 ‘본 궤도’에 올랐다.

ISS 프로젝트는 구 소련의 살류트(1971~1986년), 알마즈(1973~1976년), 미르(1986~1996년), 미국의 스카이랩(1974~1979년)에 이은 다섯번째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였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미국과 구 소련 두 강대국만이 진행했던 기존 프로젝트와 달리 미 우주항공국(NASAㆍ나사),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캐나다 우주국(CSA), 유럽 우주국(ESA) 등 5개 우주기구가 힘을 합쳤기 때문. 관여한 국가는 17개국이나 됐다.

1970년대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과 소련 소유스 우주선의 깜짝 도킹, 1990년대 중반 미국의 우주왕복선과 러시아 미르 우주정거장의 합작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ISS 프로젝트는 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주개발의 국제적 협력’을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ISS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이 우주정거장에서 생활하거나 방문한 우주인, 우주 방문자 300여명의 국적은 한국의 이소연(2008년)을 비롯해 미국, 소련, 일본, 이탈리아 등 17개국에 이른다. 모듈 제작에는 미국, 러시아뿐 아니라 일본도 참여하는 등 명실상부한 인류적 우주프로젝트인 셈이다.

여러 국가가 참여한 만큼 규모도 커졌다. ISS의 길이는 73m, 무게 80톤으로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살류트(길이 23㎜, 무게 26톤)와 비교하면 비약적으로 커졌다. 운영기간 18년은 역대 최장이다. ‘인간이 우주공간에서 거주할 수 있는가’를 테스트한다는 기본 목적은 기존과 비슷하지만 연구의 폭은 넓어졌다. 이주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은 “ISS에서는 무중력환경을 활용한 재료실험 등 산업적 목적의 실험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반도체 성능향상과 직결될 수 있는 결정성장기술 실험을 비롯 장기배양 실험 등 연구분야가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4월과 10월, 6개월마다 소유스 우주선을 발사해 임무교대를 시켜주고 있지만 최근 암초를 만났다. 지난 11일 소유스 MS-10을 싣고 카자흐스탄에서 발사된 로켓이 오작동으로 추락했기 때문. 탑승했던 2명의 우주인은 비상 탈출해 목숨을 건졌지만, 향후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최악의 경우 우주정거장이 무인(無人)상태가 될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우주정거장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 3명의 지상 복귀는 어렵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로스코모스는 2024년까지, 나사는 2025년까지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 향후 ISS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최근 민간기업에서 우주 산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만큼 민간차원의 우주프로젝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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