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생 김나은(22)씨는 목적지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승용차를 함께 타는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황당한 사건을 겪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카풀 서비스를 이용한 다음날 운전자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만 연락하고 지내고 싶다. 괜찮겠냐”라는 내용이었다. 김씨는 너무 황당하고 불쾌해서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씨가 강하게 항의하지 못한 것은 무서움 때문이었다. 그는 “카풀 운전자에게 집 위치와 휴대폰 번호가 모두 공개돼 무서웠다”며 “이후 카풀 서비스 이용을 위한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를 모두 지웠다”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뜻하지 않은 피해를 보는 여성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카풀은 택시보다 비용이 싸고 편리해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카풀 서비스 ‘풀러스’ 관계자는 “택시 파업으로 카풀이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 출근시간대 호출이 2.5배, 운전자 가입 신청도 10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카풀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에 서비스 업체의 앱을 설치한 뒤 이름, 비용결제를 위한 신용카드 정보, 전화번호 등을 등록한 뒤 원하는 목적지를 설정하면 근처에 위치한 차량이 배치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개인 정보를 입력할 수 밖에 없어 여성들이 전화번호, 거주지 노출 등의 피해를 보는 경우가 더러 있다. 여러 카풀 앱 평가 게시판에 “여성 이용자들만 골라 태우는 남성 운전자들이 있다”, “여성이 타면 앞자리에 앉으라고 강요한다”, “남자친구 있는지, 이상형이 어떻게 되는지 등 사적인 질문을 하길래 대답하지 않자 욕을 했다”, “함께 술 마시자, 연락해도 되냐 등 사적인 질문들을 너무 많이 받아 불쾌해서 이용 못하겠다” 등 피해 사례들이 올라와 있다.

특히 카풀의 경우 운전자 확인이 어려워 피해를 당해도 후속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인터넷 여성들이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파우더룸’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주로 “택시기사는 등록되고 인증된 사람들이니 차라리 돈을 더 내고 택시를 이용하겠다”, “카풀 서비스 이용시 운전자의 성별을 고를 수 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있다.

카풀 서비스 앱 평가 게시판에 올라온 여성들의 불만 사항. 앱 스토어 캡쳐

카풀 서비스 업체들도 여성들의 피해가 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카풀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카풀 이용자의 연락처로 동의 없이 연락하면 경고를 주고 만남 등을 2차례 이상 요구하면 운전자 등록 1년 제한, 불쾌한 성적 접촉이나 폭행시 운전자 등록을 영구 제한하고 있다”며 “피해상황이 접수되면 문제의 운전자와 이용자가 다시 연결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다혜 인턴기자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