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화물창 보냉자재 국산화
누적 수주 1조원 달성
미래 먹거리 복합소재서 탐색
경남 밀양의 한국카본 본사 전경. 한국카본 제공

한국카본은 지난 30여년 간 국내 복합소재 분야를 이끌어 온 대표 중견기업이다. 소재산업의 유아기인 1991년 경남 밀양 본사에 부설연구소를 세우고 탄소소재, 전기전자소재, 글라스 페이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카본이 1984년 개발한 ‘탄소섬유 프리프레그(Prepreg)’는 한국카본의 이름을 전세계 레저시장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탄소섬유는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비강도(재료의 강도를 비중량으로 나눈 값)는 철보다 여덟 배나 강해 쓰임새가 다양하다.

가볍고 단단한 한국카본의 ‘탄소섬유 프리프레그’로 만든 낚싯대가 출시된 후 한국카본은 전 세계 낚싯대 시장을 단숨에 장악했다. 전 세계 낚싯대의 60%가 한국산이던 1980년대, 이 중 80%를 한국카본이 공급했다. 세계 복합소재 시장을 주름잡는 일본에서도 한국 카본 제품으로 만든 골프 샤프트가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30%대로 뛰어올랐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저가 제품이 레저용품 분야를 본격적으로 잠식해 들어오자 2001년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 보냉자재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한국카본은 2002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LNG 화물창 2차 방벽 소재인 ‘RSB(Rigid Secondary Barrier)’와 ‘강화 폴리우레탄폼(R-PUF Foam)’ 국산화에 성공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2년에는 프랑스에서 독점 공급하던 또 다른 2차 방벽 소재인 ‘FSB(Flexible Secondary Barrier)’를 자체 생산하며 이 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현재 한국카본이 보냉자재를 납품한 LNG선의 수는 100척이 넘고 LNG 사업 부문의 누적 수주액은 1조 원에 달한다.

한국카본이 생산한 복합소재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알루미늄보다 가볍지만 강도는 강해 레저,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방면에 쓰인다. 한국카본 제공

한국 카본은 최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항공ㆍ자동차용 복합소재 분야에도 발을 들였다. 2014년 항공기 소재 생산에 필수적인 ‘AS9100’ 인증을 획득하고, 에어버스 A350 비즈니스 클래스 시트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비행기 ‘KC-100’의 내장재를 납품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인 KCI의 지분을 인수했다. KCI 부품에 한국카본의 복합소재를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올해는 이스라엘 최대 국영 방산업체 IAI와 무인항공기 공동개발을 위해 합작사 ‘KAT(Korea Aviation Technologies)’를 설립하고 최첨단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FE-팬서(FE-Panthe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FE-팬서에는 전기모터 대신 한국카본이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탑재해 체공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자동차 경량 소재 분야 경쟁력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카본은 자동차 시장의 대량생산 트렌드에 맞춰 고속경화 탄소섬유 프리프레그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카본은 올해 영국 버밍엄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영국 시장 공략의 첫 걸음도 내디뎠다.

조문수 한국카본 회장은 “복합 소재 분야는 스포츠, 레저는 물론 자동차, 항공, 조선, 건축 등 다방면으로 적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블루오션”이라며, “지속적인 혁신 노력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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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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