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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진흙탕 싸움, 충성맹세로 돌려받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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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진흙탕 싸움, 충성맹세로 돌려받은 트럼프

입력
2018.10.23 15:56
수정
2018.10.23 18:3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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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찾아 크루즈 지원 유세

“거짓말쟁이 아닌 아름다운 테드”

크루즈도 “트럼프 재선 성공” 화답

대선 경선 과정 묵은 앙금 털어 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장에서 2016년 대선 당내 경선에서 강력한 정적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장에서 2016년 대선 당내 경선에서 강력한 정적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한 때 앙숙이었던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 의원의 찬사를 받으며 그의 지지 유세를 펼쳤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격렬하게 충돌했던 두 사람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손을 맞잡은 것이다. 두 사람의 화해는 단순한 협력의 의미를 넘어, 크루즈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 맹세를 하는 의미도 담겨 있어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달콤한 복수’를 한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과거 크루즈 의원을 “거짓말쟁이 테드”라고 비방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의 지원 유세를 위해 텍사스 휴스턴으로 향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그(크루즈 의원)는 더이상 '거짓말쟁이 테드'가 아니다"며 "아름다운 테드", "텍사스 테드"라고 새로운 별명을 붙이며 관계 변화를 알렸다. 이날 저녁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유세장에선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열렬히 맞이 했다. 크루즈 의원의 찬사와 청중들의 박수 갈채 속에 무대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크루즈 의원과 포옹하며 과거의 앙금을 털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연설에서도 “그가 당신들의 일자리를 지켰다. 그가 당신들의 국경을 지켰다"며 "그는 당신들의 가족과 신앙을 지켜준다"고 크루즈 의원을 추켜세웠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이 같은 풍경은 불과 2년 전 상황과는 180도 달라진 것이다. 크루즈 의원은 공화당 경선 당시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 돌풍에 맞선 ‘반 트럼프’ 진영의 대항마로 떠올라 1, 2위를 다투면서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크루즈 의원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모델 시절 세미 누드 사진을 선거 광고에 활용하자, 이에 질세라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 여사와 크루즈 의원 부인 사진을 트위터에 나란히 올리며 크루즈 의원 부인의 외모를 조롱해 ‘막장 경선’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2016년 7월 공화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으나, 격렬했던 경선 과정의 원한은 가시지 않았다. 크루즈 의원은 당시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면서 반(反) 트럼프 진영의 구호였던 “양심껏 투표하라”고 외쳐 잔치 상에 재를 뿌렸다. 크루즈 의원은 당시만 해도 2020년 대선에 재도전할 계획으로 트럼프 지지를 거부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공화당 역시 트럼프 정당으로 재편되면서 크루즈 의원으로선 트럼프 대통령 승인 없이는 중간선거 당선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변했다. 그는 중간선거 레이스에서 민주당 후보가 턱 밑까지 추격하자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환영한다”며 SOS를 쳤다. CNN은 크루즈 의원의 행동에 대해 “직업을 잃거나 (복종을 상징하는) 반지에 키스하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인답게 반지에 키스에 하기로 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 크루즈 의원을 지원하겠지만, 그보다는 그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더 즐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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