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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할 때 제발 QUIET… 그래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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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할 때 제발 QUIET… 그래도 ‘찰칵’

입력
2018.10.23 07: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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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에서 마샬(경기 진행요원)이 들어보인 ‘조용히’안내판. 선수들이 샷을 마친 뒤 마샬의 협조를 구해 촬영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에서 마샬(경기 진행요원)이 들어보인 ‘조용히’안내판. 선수들이 샷을 마친 뒤 마샬의 협조를 구해 촬영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규대회 ‘더 CJ컵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를 보기 위해 21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를 찾은 대학생 오영민(21)씨는 대회 관전에 앞서 ‘먹방 투어’부터 즐겼다. 비빔밥을 아이스크림 콘 형태로 만든 ‘비비콘’을 시작으로 ‘한라봉청 고추장닭강정’같은 새로운 한식 메뉴에 매료된 그는 “맛과 아이디어를 모두 살린 음식들로 대회를 즐기는 재미가 한층 더해졌다”고 했다.

갈비타코, 전복김밥 등 한국의 맛에 아이디어를 더한 메뉴들은 골프장을 찾은 갤러리에게 인기였다. 제이슨 데이(31ㆍ호주)를 직접 보기 위해 대구에서 왔다는 갤러리 신모(52)씨는 “한국에서 PGA 스타들의 활약을 즐길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인데, 멋진 자연경관과 더불어 평소 맛보지 못한 음식들도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대회장에서 판매된 비비콘.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대회장에서 판매된 비비콘.

갤러리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대회였다. 우승자 브룩스 켑카(28ㆍ미국)는 “코스가 환상적이고 도전적이라 너무 재미있게 경기했다”며 “내년에도 이 대회를 다시 찾겠다”고 했다. 제이슨 데이 역시 “코스 상태가 아주 좋았다”고 극찬하면서 “열성적인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 기쁘다”고 했다.

PGA 투어 데뷔 후 처음 국내 갤러러리와 만난 임성재(20ㆍCJ대한통운)는 자신의 경기를 모두 마친 뒤 몰려드는 사인 요청에 즉석 사인회를 열었고, 일부 선수들은 최종라운드에 앞서 미리 사인해 둔 골프공을 갤러리들에게 직접 나눠줘 환호를 받았다. 대회가 열린 나흘간 지난해(3만5,000명)보다 6,000명 많은 4만1,000명의 갤러리가 이 곳을 찾았지만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대회는 마무리됐다.

다만 대회 위상과 PGA 투어 스타들의 매너를 따라가지 못한 갤러리 에티켓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저스틴 토마스(25ㆍ미국)로부터 큰 불만을 샀던 카메라 촬영음은 이번 대회서도 곳곳서 터졌다. 선수들이 티샷이나 퍼팅을 할 때 마샬(Marshallㆍ경기진행요원)이 들어올리는 ‘조용히’ 팻말엔 ‘제발’이란 단어까지 적혔음에도, 일부 갤러리들의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을 지속해 눈살을 찌푸렸다. 2라운드가 열린 19일 이태희(34)는 3번 홀 어프로치샷을 하려던 순간 대화를 나누며 걸어가는 갤러리에 “잠시만 멈춰달라”고 직접 부탁했을 정도다.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에서 갤러리들이 지나가는 선수를 촬영하고 있다.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에서 갤러리들이 지나가는 선수를 촬영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 나무아래 쓰레기가 놓여있다.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규투어 대회인 '더 CJ컵 @ 나인브릿지' 최종 4라운드가 열린 21일 대회장 나무아래 쓰레기가 놓여있다.

두 해 연속 마샬로 이 대회에 참여했다는 임모(21)씨는 “갤러리 매너가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좋아졌지만, 여전히 매너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샷이나 퍼팅 순간 촬영을 제지해도 ‘소리가 안 나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라거나 ‘동영상을 찍는 것’이라며 우기는 이들이 아직도 많다는 게 임씨 얘기다. 20대 여성 마샬 김모씨는 “정숙 요청을 하면 ‘아가씨가 뭔데 말리냐’거나, ‘조그만 게 버릇없다’며 되레 윽박지르는 갤러리도 있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갤러리 주차장 검색대 자원봉사자 이순범(56)씨도 “대회 관계자라며 막무가내로 무료입장을 요구하거나 소지품 검색에 불응하는 사람들 때문에 난감할 때가 많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밖에도 △무리한 악수요청 △일방적인 접촉 시도 △쓰레기 투기행위도 여전한 모습이었다.

서귀포=글ㆍ사진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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