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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 고국 돕기 나서… “한국 직원들 동참에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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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 고국 돕기 나서… “한국 직원들 동참에 감동”

입력
2018.10.22 17:32
수정
2018.10.22 19: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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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印尼 출신 하르티니씨

지진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고국 돕기에 참여한 줄라이 하르티니씨. 동원산업 제공
지진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고국 돕기에 참여한 줄라이 하르티니씨. 동원산업 제공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피해를 당한 분들만큼 멀리 한국에 있는 우리도 똑같이 마음이 아파요.” 22일 오후 인도네시아인으로 부산 중앙동 동원산업 업무팀에서 일하고 있는 줄라이 하르티니(July Hartiniㆍ45)씨. 지난달 28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북부 팔루지역에서는 규모 7.5의 강진에 이어 발생한 쓰나미로 2,000명이 넘는 사람이 숨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는 “재난 소식을 들은 회사 인도네시아 직원들과 한국 직원들이 자신과 외국인 동료의 모국을 위해 성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동원산업에는 500명 가량의 인도네시아인 선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고향인 줄라이는 “고국에서 일어난 재난에 마음이 정말 무거워 성금을 모으는 데 참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회사와 한국인 직원 분들이 재난 복구를 위한 성금 모금을 도와 주신 데 정말 감사한다”고 말했다. 성금 모금은 즉각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동원산업 임직원들은 해마다 명절이면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 연휴를 전후해 남태평양 키리바시를 찾아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 사이 인도네시아에서 재난이 발생한 것이다. 줄라이는 “당시 간담회를 위해 왔던 원양어선들이 관련 소식을 듣고 출항과 동시에 성금 모금을 위한 교신을 조업 중인 어선들에게 보냈다”며 “교신을 받은 한국인 선원들과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현지에서 송금할 수 없어 회사로 연락, 월급을 가불하는 형태로 성금을 십시일반 냈다”고 말했다.

태평양과 인도양에서는 동원산업 원양어선 36척이 조업을 하고 있는데 대다수 어선에 인도네시아인이 근무하고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원양업계 외국인 선원 3,800여 명 중 66% 가량인 2,500여명이 인도네시아 국적이다. 이들은 과거 외화벌이를 위해 독일에 갔던 우리의 광부나 간호사 같이 타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인은 성실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고용된다.

그는 “육상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도 성금을 보탰고, 회사에서는 선원 등 직원들이 모은 금액만큼 성금을 냈다”고 말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5억 루피아(한화 3,700만원). 이 성금을 23일 서울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는 줄라이는 “한국 분들이 재난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진심으로 위로해 주면서 도와 주는 것에 정말 감사한다”면서 “재난이 발생하자 마자 인도네시아 선원들의 고향으로 연락까지 해 피해 여부를 확인해 준 회사에도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2003년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들어온 줄라이는 8년간 거제에서 초등학교 영어교사로 일하다가 2016년부터 동원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부산 경성대에서 심리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줄라이씨는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외국 근로자들의 심리 상담에서부터 업무상담, 통역, 시내 관광ㆍ쇼핑까지 도와주고 있다.

그는 “고국이 어려울 때 도와준 여러분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면서 “다문화가정이나 외국인 근로자들이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나 편안한 누나처럼 가까이서 도와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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