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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R&D법인 분할 ‘먹튀’ 논란에... 산은 “남은 지원자금 안 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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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R&D법인 분할 ‘먹튀’ 논란에... 산은 “남은 지원자금 안 줄 수도”

입력
2018.10.22 18:33
수정
2018.10.22 21: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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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그림 1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할이 한국 철수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시설자금 7억5,000만달러(약 8,100억원) 중 미집행분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시설자금 중 남은 금액을 연말에 집행할 것이냐”는 지상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추가 집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국가적으로 반대하다면 (집행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4월 GM과 체결한 경영정상화 협약에 따라 6월 신규투자금 7억5,000만 달러 가운데 절반인 3억7,500만 달러를 출자했고, 나머지는 12월 말까지 집행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회장의 발언은 향후 10년간 한국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지 않는 조건으로 체결된 산은과 GM간 경영정상화 관련 계약이 파기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우리가 3억7,500만달러를 집행하지 않으면 GM과 맺은 기본계약서 자체가 파기되고 이후 GM은 언제든 철수하거나 폐쇄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GM이 10년간 한국시장에서 생산하는 게 원래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3억7,500만 달러를 납입하고 GM에 (생산계획 유지 및 설비투자) 의무를 지게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이날 한국GM의 ‘먹튀’ 논란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한국GM 철수 가능성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법인분할이 철수 의도라고 단정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GM이 의도적으로 4조원 넘게 손실을 보면서 먹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인분할에 대해서도 “원론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산은이 법원에 한국GM의 법인분할을 위한 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에 대해서도 “절차적 이유에서 일방적 진행을 중지해달라는 이유로 한 것이지 사전에 법인분할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발언은 법인분할의 구체적 목적과 향후 사업계획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단하긴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지만, 그의 답변을 두고 일부 국감위원은 “마치 GM 대변인 같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은 회장이 아니라 GM사장처럼 발언한다”며 “(산업은행이) 8,100억원을 투자했는데 (철수할 경우) GM이 4조원의 손실을 본다고 해서 먹튀가 아니라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중앙노동위원회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가 제기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분할은 조정대상이 아니라서 노조가 파업권 등 쟁의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노위 결정에 따라 총파업에 들어가려고 했던 한국GM 노조는 한발 물러서게 됐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 이 회장이 “노조의 물리적 방해로 (법인분할이 의결된)주총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법적 책임을 노조 측에 묻겠다고 밝힘에 따라 자칫 산은과도 다툼을 벌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당성근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이 회장을 겨냥해 “수천억원을 지원하면서도 그간 제대로 된 협약내용도 공개하지 않았고, 비토권으로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다고 자부해오다 GM측에게 이번에 제대로 당한 것”이라며 “해결 방법이 없자 이젠 노조 핑계를 대며 회장 자리에만 연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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