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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한국 뮤지컬 판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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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 킹’ 한국 뮤지컬 판도 바꾸나

입력
2018.10.23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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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서울 공연 주요좌석 매진 열풍 

첫 투어 공연을 앞둔 뮤지컬 '라이온킹'의 열풍이 거세다. 스타 캐스팅을 앞세우지 않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 관객을 끌어들인다면 한국 뮤지컬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첫 투어 공연을 앞둔 뮤지컬 '라이온킹'의 열풍이 거세다. 스타 캐스팅을 앞세우지 않고 작품 자체의 완성도로 관객을 끌어들인다면 한국 뮤지컬 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가능성도 점쳐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라이온킹’이 국내에서 ‘킹’이 될 조짐이다.

브로드웨이 원 제작팀의 국내 첫 투어 공연을 앞두고 뮤지컬 ‘라이온킹’ 열풍이 심상치 않다. 내년 서울 공연을 80일 가량 남겨 놓았는데도 2월까지 주말 주요 좌석이 거의 매진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인지도가 매우 높은 작품에 대한 일시적인 쏠림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뮤지컬 시장 확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뮤지컬 ‘라이온킹’은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1997년 11월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전 세계에서 9,500만명 이상이 관람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티켓이 많이 팔린 작품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세계 각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올린 적은 있지만, 원 제작팀의 투어 공연은 20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일본 극단 시키가 2006년 한국어로 공연했다. 이번 투어의 한국 공연은 11월 7일~12월 25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1월 9일~3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월 부산 드림씨어터로 이어진다.

국내 ‘라이온킹’ 예매 열기는 이변으로 해석될 만큼 뜨겁다. 서울 공연의 예매가 시작된 지난 8월, 1월의 22회치 공연이 예매 개시 당일 전석 매진됐다. 2월 28일까지의 예매가 진행 중인 현재도 1층의 앞 자리인 R,S석 구역은 거의 구할 수 없다. 서울에 앞서 이뤄지는 대구 공연은 지방 공연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2만8,000여석이 팔렸다. 지방 뮤지컬 공연은 주말에만, 길어야 2~3주 정도 공연할 정도로 관객 층이 두껍지 않다고 여겨져 왔다. 이번에 ‘라이온킹’이 지방에 대한 뮤지컬업계 선입견을 뒤집었다.

‘라이온킹’의 티켓 가격은 6만~17만원이다. 국내 뮤지컬보다 가격이 더 높게 책정됐고, 영어로 된 공연이라 티켓 판매에 불리할 거란 예상도 있었다. 매진 행렬이 이례적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다.

열풍의 요인은 무엇일까. ‘라이온킹’에 대한 익숙함을 우선 들 수 있다. 청년과 중ㆍ장년층이 원작 애니메이션을 잘 알고 있고,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뮤지컬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펠레페 감바 디즈니 프로덕션 총괄이사는 “디즈니의 스토리텔링은 어른을 포함한 모두의 마음 안에 있는 동심에 소구한다”며 “뮤지컬 ‘라이온킹’은 처음 제작할 때부터 성인을 타깃으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라이온킹’ 국내 홍보를 맡은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가족과 부모님을 동반하려 한다는 관객의 문의가 많다.

업계에선 ‘라이온킹’ 열풍이 뮤지컬 팬이 아니었던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고 시장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뮤지컬을 보지 않던 새로운 관객이 유입되고, 서울에 집중됐던 뮤지컬 관람 열기가 지역으로 퍼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온킹’ 열풍은 한국 뮤지컬 시장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단기간에 급성장한 한국 뮤지컬 시장은 스타 배우 캐스팅에 과도하게 의존해 왔다. ‘라이온킹’에는 스타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 아프리카 출신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있는 그대로 녹여내는 아프리카 문화가 ‘라이온킹’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완성도 높은 작품에 대한 기대가 ‘라이온킹’ 열풍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국내 뮤지컬 시장이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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