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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짜리 드라마 보고 조기 치매여부 판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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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짜리 드라마 보고 조기 치매여부 판단 가능”

입력
2018.10.22 09:36
수정
2018.10.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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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제공.
삼성서울병원 제공.

7분 가량 미니드라마 한 편을 보는 것으로 조기에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나덕렬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최지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김고운 전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뇌과학에 기반한 시나리오로 제작된 영상을 통해 치매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영상은 생일을 맞은 1명과 파티에 초대받은 6명에게 일어나는 상황을 중심으로 한 미니 드라마로 등장인물, 배경, 소품, 어투 및 억양 등 모든 요소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돼 개인의 인지기능 평가에 최적화됐다. 피험자는 머리에 쓰고 영화를 볼 수 있는 영상표시장치(HMD)를 통해 영상을 시청한다. 비록 상영시간은 7분에 불과하지만 치매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검사는 피험자가 드라마를 모두 시청한 후 관련 내용 등에 대해 설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영상을 본 피험자의 답변 내용만으로 해당 피험자가 △정상 △경도인지 장애 △치매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감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여러 단어를 나열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 외우라는 등 일종의 시험과 같았던 기존검사에서 탈피해 피험자의 인지기능이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연구팀은 “설문에 답한 피험자의 답변내용을 기계학습을 통해 통계적 분석을 거쳐 만든 알고리즘으로 풀어낸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구팀이 주관적 인지기능장애 환자나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매 환자 등 52명을 대상으로 검증에 나선 결과, 시험 정확성을 가늠하는 민감도가 93.8~95.1%에 달했다. 특히 경도 인지장애를 보다 세분화시켜 치매로 악화 가능성이 높은 아밀로이드 양성인 경우도 새 진단법으로 가려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나덕렬 교수는 “기존 검사는 환자의 긴장도를 불필요하게 높일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필요한 인지 능력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간편하고 손쉬운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이 이뤄지는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된 진단법은 국가기술연구회 치매DTC사업단의 지원으로 삼성서울병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 연구해 개발됐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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