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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주가 노리는 중국 술 바이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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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주가 노리는 중국 술 바이주 전략

입력
2018.11.18 18:11
수정
2018.11.18 18:3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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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의 한 주류 소매점에서 점원이 중국의 3대 바이주 가운데 하나인 수정방을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베이징의 한 주류 소매점에서 점원이 중국의 3대 바이주 가운데 하나인 수정방을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세계가 바이주(白酒)를 알고, 향을 맡고, 마실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중국 쓰촨성(四川省) 남부 이빈(宜賓)시 출신 대학생 루오 메이신(19)은 국제적인 ‘바이주 소믈리에’가 되는 게 꿈이다. 외국의 애주가들에게 중국의 전통술 바이주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 쓰촨성 소재 국영 ‘바이주전문대’에 재학 중인 그는 스스로에 대해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날로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국가경제 보호 임무가 ‘전통술 연구대학’에도 맡겨지고 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WP)의 진단이다. 중국의 토속주인 바이주의 세계화 추진 노력이 ‘애국심 고취’와 적극 맞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지난 8월 문을 연 바이주전문대는 중국 정부의 ‘바이주 산업 집중 육성’ 전략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5,800만달러(약 656억원)를 들여 9개월 만에 설립된 이 대학은 2,400여명의 학생들에게 전통술 제조 방법은 물론, 훗날 양조 과정 자동화를 위한 로봇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재정의 상당부분은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고급 바이주 브랜드 ‘우량예(五糧液)’가 후원한다.

대학의 목표는 바이주를 위스키나 데킬라처럼 전세계인이 즐기는 명주의 반열에 올리는 것이다. 서양 애주가들이 다양한 스타일을 주문할 수 있도록 바이주를 소개하는 영어 사전도 개발하고 있다. 인지도를 높이려 영국 왕실에 바이주를 선물로 보내는가 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하드록 카페에서 시음회를 열기도 했다. 루오 메이신은 “술은 평화를 위한 힘일 수 있다”며 “다른 사람들, 특히 미국인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WP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이 대미 의존도를 줄이려는 상황에서 ‘바이주의 역할’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모든 원료를 중국 땅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외부 제약에 아무 영향을 받지 않을 뿐더러 ‘바이주 판매 이익’으로 무역전쟁에 따른 손실을 상쇄하는 효과도 있다. 우량예 기술연구소 부소장인 쟝지아는 “(관세전쟁은) 오히려 우리에겐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바이주전문대 학생들은 술에 대한 열정을 ‘국민의 의무’라고 표현한다”면서 “중국의 성장전략을 실행하는 시진핑 주석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중국 쓰촨성 지역에 있는 쓰촨과학기술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바이주 샘플의 냄새를 맡아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중국 쓰촨성 지역에 있는 쓰촨과학기술대학교에서 한 학생이 바이주 샘플의 냄새를 맡아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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